[ 김대훈 기자 ] 한·미 정보당국이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차량이 증가하는 등 특이 징후를 포착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오는 25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4차 핵실험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선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군 정보당국 관계자는 “최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 있는 핵실험장에서 이전과는 다른 수준으로 차량이 늘어나는 등 움직임이 활발해졌다”며 “핵실험이 임박한 단계는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고 21일 말했다.
북한은 작년 2월 3차 핵실험 이후 최고위층이 정치적인 결단만 내리면 4차 핵실험을 진행할 수 있게 준비를 갖춰 놓은 상태라는 게 당국의 분석이다. 북한은 3차 핵실험을 풍계리 서쪽 갱도에서 실시한 뒤 남쪽 갱도 2개를 굴착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는 지난 2월 “작년 말 이후 풍계리 서쪽 갱도 주변에 토사 더미가 빠르게 늘고 있어 기존 남쪽 갱도 외 서쪽에 새 갱도를 파는 굴착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과 인민군 창건일인 25일에 맞춰 핵실험을 강행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군 관계자는 “이미 갱도가 완성돼 지진파 탐지를 위한 통신케이블 등 계측장비를 설치하고 다시 갱도를 메우는 작업을 벌이면 며칠 내 핵실험을 실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보당국은 갱도를 출입하는 차량이 늘어나는 것이 핵무기 반입과 계측장비 설치 등 본격적인 핵실험 준비를 위한 것인지, 위장 전술인지에 대해 정밀 분석 중이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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