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픽스 사상 최저인데…기업·우리銀, 신용대출금리 올려

입력 2014-04-22 21:22   수정 2014-04-23 04:01

씨티·광주·수협銀 등 8곳
수익성 악화에 고육지책



[ 박신영 기자 ] 시중은행들이 대출금리 책정 기준으로 삼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지만 일부 은행의 신용대출금리는 오히려 상승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높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2일 은행연합회 공시자료에 따르면 기업·우리·농협·씨티·광주·수협·전북·제주은행 등 국내 시중은행 8곳의 3월 신규 취급액 기준 신용대출금리가 지난 1월보다 최고 0.3%포인트 가까이 급등했다.

○거꾸로 가는 신용대출금리

지난 3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사상 최저치를 찍었다. 연 2.59%를 기록해 전달보다(연 2.62%) 0.03%포인트 떨어졌다. 지금까지는 지난해 11월 기록한 연 2.6%가 최저치였다.

대출금리도 동반 하락하는 게 자연스럽지만 3월 중 시중은행들의 신규 신용대출금리는 연 4.86%에서 연 5.1%로 오히려 ‘급등’했다. 기업·우리·농협·씨티·광주·수협·전북·제주은행 등이 가산금리를 높였기 때문이다. 가산금리란 은행 대출금리 구성 요소로 재원조달 비용인 기본금리에 붙이는 금리다.

반면 국민·신한·하나은행 등 나머지 9개 은행은 코픽스 금리 하락에 따라 신용대출금리도 낮췄다.

○돈 벌 곳 없어 만든 고육지책

일부 은행들이 신용대출금리를 올린 것은 그만큼 나빠진 수익성을 반영한 현상으로 풀이된다. 은행들은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인 예대마진에 수익을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데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마진 폭이 줄어들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은행들이 신용대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데도 신용대출금리를 높인 것은 그만큼 수익성 문제가 심각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실제 신용대출은 전문직 종사자나 전세자금 대출용으로 빌려주는 경우가 많아 시중은행들이 관련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서민금융 지원을 위해 지난해부터 새희망홀씨 취급액을 늘렸다”며 “새희망홀씨대출은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이들에게 대출이 나가기 때문에 적용금리가 높아져 금리 평균치를 올린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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