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 통큰 마케팅, 印尼서도 통했죠"

입력 2014-04-22 21:49   수정 2014-04-23 04:20

구매량 따라 할인 확대
2년째 두자릿수 성장

그룹 첫 외국인 임원
철저한 현지화 승부수



[ 유승호 기자 ] “3~4년 전만 해도 택시를 타고 롯데마트로 가자고 하면 택시기사들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어딘지 물었어요. 지금은 자카르타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해졌습니다.”

지난 1월 롯데그룹 정기인사에서 임원에 오른 조셉 분따란 롯데마트 인도네시아 도매법인장(사진). 그는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롯데마트의 성장을 이끈 공로로, 롯데그룹에서 내부 승진을 통한 첫 외국인 임원이 됐다.

그의 표현대로 롯데마트는 인도네시아 유통업계에서 가장 성공한 외국 기업 중 하나가 됐다. 롯데마트 인도네시아 법인은 지난해 2012년보다 15.4% 늘어난 1조6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률을 유지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52.6%나 증가했다.

분따란 법인장은 롯데마트가 인도네시아에서 운영하는 36개 점포 중 도매 영업을 하는 24개 점포를 맡고 있다. 그는 ‘한국식 통큰 마케팅’을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분따란 법인장은 “물건을 여러 개 구입하면 가격을 깎아주는 ‘다다익선 할인’을 시행하고 있다”며 “많이 살수록 할인율이 높아져 도매 고객들에게 인기”라고 말했다. 대량 구매 고객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마케팅은 현지 유통업계에서 롯데마트가 처음 시행했다.

롯데마트의 현지화 노력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외국 기업 중 현지인이 법인장을 맡고 있는 기업은 드물다”고 말했다. 이어 “저소득층 지역 학교 시설을 고쳐주고 구급차를 기증하는 등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에서 신뢰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힘입어 롯데마트는 인도네시아 젊은이들이 선망하는 직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분따란 법인장은 2008년까지 네덜란드계 유통업체인 마크로 인도네시아 법인에 근무했다. 그해 롯데마트가 마크로를 인수하면서 ‘롯데맨’이 됐다. 2011년부터 롯데마트 인도네시아 도매법인장을 맡고 있으며 올 1월에 이사로 승진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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