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규제 없애라] 용산 철로변은 아직 1960년대?

입력 2014-04-23 20:39  

정부 재개발 규제 풀었지만 '지자체 벽'에 막혀


[ 이현일 기자 ]
지은 지 50년 이상 된 건물이 즐비한 서울 용산구 한강로 철로 변. 이곳 주민들은 지역 재개발이 절실하다. 그러나 10년 가까이 조합 설립은커녕 정비구역 지정도 받지 못했다. 철로 변 용산정비창전면1구역 재개발을 추진하는 차무철 위원장은 “용산구청과 서울시가 지구 내 지하도로를 지상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착오로 지하도 계획은 그대로 남겨두는 등 우왕좌왕하는 탓에 3년이나 흘렀다”고 말했다.

이곳 주민들은 최근엔 서울시가 추진위원회 단계를 생락해 재개발 사업기간을 2~3년 줄일 수 있도록 한 제도를 적용받으려 했다. 그러나 관할구청은 조례가 작년 6월 시행되긴 했지만 ‘지침이 내려오지 않았다’며 기존 절차를 고집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에서 절차를 일일이 고시하지 않아도 구청에서 다른 규정을 준용해 인허가 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데 착오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가 발표한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정책이 인허가권자인 서울시와 자치구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법규 개정을 통해 △임대주택 의무 건립비율 완화 △용적률 상향 △소형주택 의무 비율 완화 등 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서울시 인허가 현장의 규제는 이전과 다름이 없다.

서울시는 뉴타운 출구전략을 발표하며 ‘주민이 개발을 원하는 곳은 도와준다’고 공언했지만 개발에 대한 지원은 미흡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최근 2년간 서울의 606개 재개발·뉴타운 구역 가운데 148곳(24%)이 사업을 접은 반면 관리처분인가를 받고 착공한 곳은 8곳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서울시는 재개발 구역의 임대주택 건설 비율을 낮춰 수익성을 높여주는 국토부의 방침에 반대하고 있다. 후속 조치인 조례 개정도 지금으로선 할 계획이 없다는 설명이다. 도심 재개발 활성화보다 임대주택 공급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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