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보조금 논란 일 듯
[ 김보영 기자 ] 스마트폰 ‘베가 시크릿업’의 출고가 인하를 둘러싼 LG유플러스와 팬택의 협상이 결렬됐다.
팬택 관계자는 23일 “LG유플러스와의 협상 상황이 진척되지 않아 출고가 인하 협상을 중단한다”고 말했다. 팬택은 LG유플러스에 △출고가 인하 차액(재고보상금)을 분할상환하게 해줄 것 △팬택 단말기를 미리 구매해줄 것(선구매) △SK텔레콤 KT 등 다른 사업자와도 합의할 것 등을 요청했다. 하지만 LG유플러스는 분할상환 이외의 다른 요구사항은 들어줄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LG유플러스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재고보상금엔 일정 부분 합의를 이뤘는데 선구매 물량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었다”며 결렬 사실을 인정했다. 최신 모델인 갤럭시S5가 86만원대로 출시되자 이보다 10만원 이상 고가 모델을 파는 팬택과 지난 3월 말부터 출고가 인하를 추진했지만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팬택의 요구를 수용하기에는 재고 부담이 너무 크다는 것도 협상 결렬의 이유로 지목됐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베가 시크릿업 8만4000대를 포함한 팬택 재고물량이 15만대에 달하는 상황에서 팬택이 이달에만 5만대의 선구매를 요청했다”며 “출고가 인하를 통해 기존 물량 판매를 촉진하고 판매 수량만큼 추가 구매를 하겠다고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번 협상이 무산됨에 따라 LG유플러스의 단말기 가격 할인이 불법 보조금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8일부터 대리점·판매점 등 현장에서 베가 시크릿업을 이미 할인된 가격에 팔고 있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는 “추가 협상을 통해 원만한 결과를 도출할 계획”이라며 “두 회사가 협상 중이기 때문에 팬택 단말 출고가 인하를 불·편법 보조금으로 해석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해명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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