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정락 기자 ] “전 세계적으로 인터넷 사용 인구가 27억명에 이르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간 디지털 교역량이 2011년 기준으로 1조6000억달러에 이를 정도로 디지털 무역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에서 발생하고 있는 ‘디지털 무역 보호주의’는 이 같은 국제 거래와 경제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연합(BSA)은 최근 ‘디지털 경제의 원동력: 성장 촉진을 위한 무역 아젠다’라는 보고서를 통해 디지털 무역 보호주의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국가 간 데이터 교류의 개방을 주장했다.
BSA는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 컴퓨팅, 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제공되는 서비스와 제품이 국제적으로 거래되는 데 있어 걸림돌을 제거해야 한다”며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보호 무역을 방치할 경우 궁극적으로 경제 성장도 침체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BSA는 보고서를 통해 3대 목표를 설정해 개선책을 제시했다. 첫째는 국가 간 무역 협정을 통해 클라우드 컴퓨팅과 같은 혁신적인 서비스의 성장을 촉진시킬 수 있도록 도와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가 사이에 데이터가 자유로이 오갈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정부가 서버의 위치를 기준으로 규제를 가하지 못하도록 하는 새로운 규범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둘째, 혁신의 촉진을 위해 전 세계적인 기술 규범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정 국가에만 적용돼 기업이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때마다 서로 다른 기술적 장애를 극복해야만 하는 문제점을 줄이고 전 세계적인 기술 표준의 제정을 독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각국 정부로 하여금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마련하도록 해 소비자들이 가장 뛰어난 제품과 서비스를 만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목표도 설정했다. 이를 위해 공공 시장에서 제품 혹은 서비스를 구매할 때 그 과정을 투명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기술이 어디서 개발됐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 또는 사용 목적에 부합한지를 따져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BSA는 “각국의 정부가 깨달아야 하는 것은 오늘날처럼 네트워크화된 시대에서는 국가 간의 데이터 흐름을 차단하려는 행위 자체가 무의미하며 어리석은 행동이라는 점”이라며 “그 어떤 나라도 다른 나라와의 데이터 교류를 외면하고서 경제가 성장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했다.
BSA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정보통신 분야의 투자액은 4조달러에 달한다. 이런 막대한 투자 덕분에 글로벌 경제의 빠른 진화가 가능해졌고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이 새롭게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BSA 관계자는 “세계 각국이 앞다퉈 디지털 경제 성장을 추진하는 바로 지금이야 말로 다시 한번 국제 통상 규범을 재정립해야 할 시점”이라며 “국가 간 자유로운 데이터 이동과 공공 조달 시장 개방 등으로 디지털 무역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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