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착제 대신 박음질…해외 명품과 제조법 동일
"올 7000억 매출 올릴 것"
[ 김선주 기자 ]
국내 대표적 제화 업체인 금강제화가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는다. 인천 효성동에 있는 3층 규모의 금강제화 부평 공장은 환갑을 맞는 이 회사 기술력의 산실로 통하는 곳이다.
이 공장 내 100여명의 생산직 중 60명은 경력 20년 이상의 구두 장인들이다. 이들은 1층의 ‘굿이어웰트(goodyear welt)’ 작업장에서 근무한다. 굿이어웰트는 1879년 미국의 찰스 굿이어가 개발한 기술로 영국의 존롭, 테스토니, 벨루티 등 해외 명품 브랜드들만 사용하는 최고급 수제화 제조법이다. 가죽·밑창 등을 접착제로 붙이는 시멘트 제법과 달리 구두 밑창 중간에 들어가는 중창에 일종의 테두리인 웰트를 두른 뒤 가죽·밑창과 함께 몇 차례에 걸쳐 견고하게 박음질하는 기술이다.
금강제화는 1969년 국내 최초로 이 제법을 도입한 ‘리갈 MMT001’을 출시한 이래 지금까지 45년 동안 국내 유일의 굿이어웰트화 제조 업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부평 공장 내 제화기술연구소의 발 모양 데이터베이스(DB) 2만여개를 바탕으로 만든 구두골 1000여개를 굿이어웰트 기법에 활용하고 있다.
‘리갈 MMT001’은 1971년 정장화 제품으로는 처음으로 소비자물가지수 측정 품목에 지정될 정도로 브랜드 파워를 인정받았다. 회사 관계자는 “1990년대 중반 MMT001 제품 가격을 올리려다 통계청이 ‘물가상승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가격을 올리지 말아 달라’고 요청해 철회한 적도 있다”고 귀띔했다.
초기 모델을 업그레이드해 39만~150만원대에 판매하는 헤리티지 리갈은 2010년 3만5000족에서 지난해 5만5000족으로 판매가 늘며 명품 수제화의 명맥을 잇고 있다. 지난해 2월에는 국내 최초로 수제화 관련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헤리티지 라운지’를 마련하고, 지난 11일에는 강남과 명동에 헤리티지 리갈의 여성판인 비제바노 매장을 각각 여는 등 고급화 전략에 주력하고 있다.
금강제화는 젊은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2005년 신발 편집매장 레스모아, 2010년 브루노말리 등 신규 브랜드를 잇따라 출시하기도 했다. 신용호 금강제화 대표는 “금강제화가 60년간 패션 명가의 자리를 지킨 이유는 질 좋은 가죽과 기술력을 강화한 신발 제작에 집중하며 소비자 성향에 맞춰 변신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 대표는 “그동안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제품을 내놔 금강제화 계열 브랜드의 매출을 올해 7000억원으로 높이겠다”고 말했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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