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속 선거운동 쉽지않아
[ 이정호 기자 ] 여야가 지난 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 이후 중단했던 6·4 지방선거 후보 경선 일정을 28일부터 재개하기로 하면서 예비후보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전국적으로 추모 분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요란한 선거운동이나 경쟁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격을 펼치기도 쉽지 않고, 그렇다고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 손을 놓고 지지율 변화를 바라는 것도 힘들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그동안 연기한 8개 광역단체장 후보 경선을 이번 주부터 시작한다. 29일 대구·충남부터 시작해 30일 부산·대전·강원, 다음달 9일 인천, 10일 경기, 12일 서울을 끝으로 경선을 마무리한다.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정몽준 의원, 김황식 전 국무총리, 이혜훈 최고위원은 29일 2차 TV토론을 시작으로 다시 경선 레이스를 벌인다. 지난 9일 첫 TV토론처럼 상대의 약점을 파고드는 공세보다는 공공 안전대책을 중심으로 한 정책 논의가 예상된다. 내달 초에는 정책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이번 세월호 참사가 경선은 물론 박원순 현 시장과의 본선 대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면밀한 분석을 하고 있다”며 “민심을 의식해 경선에서 후보 간 네거티브성 공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데 당 내부의 공감대가 모아져 있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도 경선 룰을 속속 확정하면서 경기도와 호남권을 중심으로 경선전에 서서히 시동을 걸고 있다. 경기지사와 전남지사 경선 룰은 국민여론조사 50%, 선거인단 공론조사(사전에 모집한 선거인단이 후보자 토론을 지켜본 뒤 투표하는 방식) 50%를 반영하기로 결정했지만, 광주시장·전북지사 경선 룰은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원혜영·김진표 의원과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이 경쟁하고 있는 경기지사 경선은 내달 11일 열릴 예정이지만 안산 단원고 학생들이 이번 참사로 대거 희생돼 예비후보들은 아직 선거운동을 벌일 엄두를 못내고 있다. 이낙연·주승용 의원과 이석형 전 함평군수가 맞붙은 전남지사 경선도 진도에서 세월호 참사가 발생해 극히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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