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실적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IT&모바일(IM) 부문이 예상을 웃도는 이익을 달성한 영향이 컸다. IM은 1분기 일회성 비용 정산에 따라 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서는 1분기 '선방'한 실적을 바탕으로 2분기부터는 갤럭시S5 스마트폰을 앞세워 9조 원 대의 영업이익을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 IM 영업익 6조4300억…일회성 비용 정산
삼성전자는 29일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53조6800억 원, 영업이익 8조4900억 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지난 8일 공시한 잠정실적보다 900억 원 늘어난 수치다.
실적 발표 전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25개 증권사 실적 추정치 평균은 8조4589억 원. 이번에 나온 실적은 이를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18.3% 감소해 어닝 쇼크를 낸 것과 비교하면 이번 분기에는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업부문별로는 늘 효자 노릇을 해오던 IM 부문이 역시 실적을 견인했다. IM 매출은 32조4400억 원, 영업이익은 6조4300억 원을 달성했다.
당초 고가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정체로 IM 영업이익이 6조 원을 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많았다. 이미 작년 4분기 IM 영업이익이 5조4000억 원 대로 내려앉으며 우려가 현실화 되는 것처럼 보였다.
회사 관계자는 "1분기 갤럭시S4와 갤럭시 노트3 외에도 전략 제품인 갤럭시S5를 출시하며 고가 라인업을 강화했다"며 "갤럭시 그랜드2 등 중저가 제품을 통해 판매량도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1분기 세계 시장에서 9000만 대 가량의 스마트폰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에서는 판매량 증가보다 비용 절감에 따른 수익 증가에 무게를 두고 있다. 과거와 같이 많이 제품을 많이 팔아 이윤을 남기기 보다는 제품 판매에 들어가는 비용 등을 효과적으로 통제해 수익을 유지했다는 것.
실제 1분기 IM 영업이익에는 무선 매출 1%(약 300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이 일회성 정산에 따라 반영됐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IM 수익이 생각보다 좋았다"며 "판매량 자체도 늘었지만 마케팅비를 효율적으로 집행하는 등 비용 통제를 적절히 한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일회성 비용 정산에 따른 수익을 감안해야 한다"며 "이 부분을 제외하고 나면 놀랄 정도의 성적은 아니고 기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정도"라고 말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도 "IT 실적 호조는 외형 성장이라기 보다는 비용 절감으로 인한 결과로 보는 것이 맞다"고 진단했다.
◆ 반도체 선방…가전·디스플레이 패널 부진
사업부 맏형 격인 반도체는 1조950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실적에 보탬이 됐다. 매출은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전 분기보다 10% 줄어든 9조3900억 원에 머물렀다.
D램은 서버·그래픽 중심의 수요 강세에 대응하면서 20나노대 공정전환을 통해 수익성이 향상됐다. 낸드는 고부가 SSD와 대용량 카드 등의 수요에 적극 대응해 가격 하락에도 수익성을 유지했다.
반면 시스템LSI는 모바일AP의 계절적 수요 감소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약화됐다.
TV를 포함한 소비자가전(CE) 부문은 매출 11조3200억 원, 영업이익 1900억 원에 그쳤다. 영업이익은 전 분기보다 71% 급락했다. 계절적 비수기로 판매량이 감소한데다 신제품 출시 준비에 따른 비용이 발생한 탓이다.
디스플레이 패널 (DP) 부문은 800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2분기 9조 원을 무난히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 갤럭시S5 판매가 본격화되면 IM 실적이 1분기보다 나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연구원은 "갤럭시S5가 2분기 1800만 대 이상은 충분히 팔릴 것"이라며 "가격 방어만 제대로 할 수 있다면 IM 실적을 바탕으로 2분기 9조 원 중반대의 영업이익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노 연구원은 "갤럭시S5의 안착 여부, 3분기 아이폰6와의 경쟁 등 극복해야 할 불확실성이 여전히 많다"면서도 "2분기 영업이익이 9조 원은 무난하게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적 발표 후 삼성전자 주가는 소폭 하락해 오전 9시 51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6000원(0.43%) 밀린 138만2000원을 나타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이지현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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