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포커스]삼성전자, '엄친아' 갤럭시 웃었는데…주가 하락 왜?

입력 2014-04-29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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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현 기자 ] '엄친아' 갤럭시의 성적표도 좋았지만 엄마(삼성전자)의 '졸라맨 허리띠'가 더 빛을 발했다.

증권가는 29일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성적표가 "무난했다"고 평가했다. 예상을 웃도는 이익을 달성한 스마트폰에 후한 점수를 줬다. 스마트폰 판매량이 늘어난 것도 있지만 비용 절감 효과가 뛰어났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53조6800억 원, 영업이익 8조4900억 원의 실적을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지난 8일 공시한 잠정실적보다 900억 원 늘어난 수치다. 실적 발표 전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25개 증권사 실적 추정치 평균은 8조4589억 원. 이번에 나온 실적은 이를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18.3% 감소해 어닝 쇼크를 낸 것과 비교하면 이번 분기에는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업부문별로는 늘 효자 노릇을 해오던 IM 부문이 역시 실적을 견인했다. IM 매출은 32조4400억 원, 영업이익은 6조4300억 원을 달성했다.

◆주가, 2% 가까이 '뚝'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풀썩' 주저앉았다. 오후 2시10분 현재 2만7000원(1.95%) 떨어진 136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실적 선방에도 불구하고 주가 하락폭이 큰 셈이다.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팔아치우고 있다. 매도 상위 창구에는 맥쿼리, 골드만삭스, 유비에스 등 외국계 증권사가 올라 있다.

이에 대해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에서 '애플을 제외한 정보기술(IT)주를 주의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번지고 있다"며 "이 영향이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의 태도에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적 발표 이후 삼성전자의 컨퍼런스콜에선 주가를 떨어뜨릴 만한 요인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놀랄 것도, 실망할 것도 없다"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에 대해 증권가에선 비용 통제로 인한 수익 증가에 무게를 두고 있다. 과거와 같이 제품을 많이 팔아 이윤을 남기기 보다는 제품 판매에 들어가는 비용 등을 효과적으로 운영해 수익을 유지했다는 설명이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호조는 외형 성장이라기 보다는 비용 절감으로 인한 결과로 보는 것이 맞다"고 진단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IM 수익이 생각보다 좋았다"며 "판매량 자체도 늘었지만 마케팅비를 효율적으로 집행하는 등 비용 통제를 적절히 한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일회성 비용 정산에 따른 수익을 감안해야 한다"며 "이 부분을 제외하고 나면 놀랄 정도의 성적은 아니고 기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정도"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1분기 일회성 비용 정산에 따라 이익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승우 연구원은 "애플 소송 관련 비용이 들어가긴 했지만 통신사로부터 받아내는 일회성 비용이 더 컸다"며 "이에 따라 3000억 원 가량의 일회성 비용이 늘어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2분기 '사상 최대' 스마트폰 판매량 달성할까

스마트폰에 대한 기대감은 2분기에 더 커지고 있다.

이명진 삼성전자 전무는 이날 컨퍼런스콜을 통해 "1분기 휴대폰 판매량이 1억1100만대이고 이중 스마트폰 비중은 70% 후반"이라고 말했다. 또 김현준 삼성전자 전무는 "1분기 전체 스마트폰 시장은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는 전분기대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2분기에 사상 최대 스마트폰 판매를 기록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매출 확대에 따라 영업이익도 증가할 전망이다. 2분기에는 추가적인 소송 충당금도 없다.

노 연구원은 "갤럭시S5의 마케팅비용으로 인해 매출액이 여전히 정체될 가능성이 높지만 반도체와 소비자가전(CE) 사업부는 실적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분기 영업이익 9조1000억 원은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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