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주 기자 ] 이랜드그룹이 패션·유통·외식 사업에 이어 화장품과 해외 면세점 사업에도 진출한다. 화장품 사업의 경우 기술력을 갖춘 국내외 업체를 인수해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사진)은 29일 기자간담회에서 “좋은 회사가 나타나면 인수합병(M&A)을 통해 화장품 사업에 진출할 것”이라며 “아시아 전역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유통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적당한 회사가 나선다면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해 온 중국 등 아시아 지역 기업들은 이랜드그룹이 자신들의 백화점, 쇼핑몰 등 유통망에 들어갈 수 있는 모든 콘텐츠를 갖췄다는 점을 좋아한다”며 “다만 ‘이랜드그룹에는 모든 게 다 있는데 화장품만 없다’며 화장품 사업 진출을 원하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아직 접촉 중인 업체는 없다”며 구체적인 진출 시점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이랜드그룹은 그동안 역량이 부족한 분야에 진출할 때 M&A 방식을 택해왔다”고 말했다. 이랜드그룹은 지난 4일 풍림리조트 제주·청평점을 300억원에 인수하는 등 그동안 공격적인 M&A를 경영 전략으로 활용해 왔다.
박 부회장은 면세점 사업에 대해서도 의지를 나타냈다. 그는 “현행 제도상 대기업이 국내에 면세점을 여는 것은 제한돼 있다”며 “사이판 등 이랜드그룹 호텔이 있는 곳을 중심으로 해외에 면세점을 여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랜드그룹이 지난 12일 제주 중문관광로에 문을 연 켄싱턴제주호텔 내 면세점식 매장인 ‘럭셔리 갤러리’를 내고 자사가 병행수입 중인 구찌·버버리·에트로 등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것도 면세점 사업 계획과 관련이 있다.
객실 221개를 갖춘 켄싱턴제주호텔은 중국의 도예가 주러겅 등 세계적인 화가들의 작품을 전시한 갤러리 콘셉트의 특1급 호텔이다. 국내 특급 호텔 중 유일하게 사계절 이용 가능한 옥상의 야외 수영장 ‘스카이피니티’를 갖췄다.
이랜드그룹은 현재 국내에 5개 호텔, 13개 리조트, 해외에 4개 호텔·리조트 등 모두 22개의 호텔·리조트를 보유하고 있다. 2020년까지 M&A를 통해 150개의 호텔·리조트에 1만8000개의 객실을 갖춘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호텔·레저 사업 부문에서만 5조원의 매출을 올려 세계 10대 글로벌 호텔·레저그룹으로 성장한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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