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분향소 할머니' 연출 의혹에…靑 "득될 것 없다" 적극 부인

입력 2014-04-30 19:51  

[세월호 침몰] 박근혜 대통령 조문 할머니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박근혜 대통령의 할머니 위로 연출 논란이 불거지자, 청와대가 이를 강력 부인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30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조문 당시 할머니 한 분을 위로하는 사진에 대해서 연출 의혹이 제기됐는데,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청와대는 해당 할머니의 신분에 대해 알지 못한다며 "분향소에는 조문객, 유가족, 일반인들이 다 섞여 있어 누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 가운데 한 분이 대통령께 다가와 인사한 것"이라며 "연출해서 득이 될 게 아무 것도 없다. 연출은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29일 안산 단원구 초지동 화랑유원지 제2주차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찾아 한 할머니를 위로했고, 이 장면은 일부 매체들에 의해 '박근혜 대통령이 유족으로 보이는 조문객을 위로하고 있다"는 내용으로 보도됐다.

그러나 이번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한 학생의 아버지는 3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이) 분향소 안에 어떤 할머니 한 분을 같이 대동을 하고서 분향을 하고 사진을 찍으신 걸로 알고 있는데, 제가 궁금해서 어느 분이신가 하고 수소문을 해 봤는데 희한하게도 (유가족들 중에) 아는 분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일 수도 있다. 그런데 알아보니 우리 유가족 대표들이 팽목항이나 진도체육관에서 수많은 가족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눴는데 아는 분이 아무도 없다. 그러면 도대체 어느 분하고 한 건지 이것도 좀 의문이 든다"며 "실제 유가족이라고 그러면 실례가 되겠습니다만"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인터뷰를 진행한 유가족은 "(박 대통령이) 오전에 분향소에 오셔서 분향을 하시는 모습을 보고서 '아,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우리 가족들 중에는 박 대통령이 새로 만들어진 화랑유원지에 분향소에 오신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도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 박 대통령이 합동분향소를 찾은 시각은 분향소가 공식적으로 문을 열기 전인 오전 9시께로 당시 분향소 안에는 단원구 고잔동 올림픽기념관 임시 분향소에서 영정을 옮겨온 유족들이 상당수 있었지만 오전 10시부터 정식 분향이 예정된 터라 장내가 채 정리되지 않은 상태였다.

분향소에 입장한 박 대통령은 제단 좌측에서부터 홀로 헌화하고 희생자를 애도한 뒤 우측으로 돌아 다시 출입문 쪽으로 걸어나갔다.

이때 한 할머니가 박 대통령에게 다가와 팔을 붙잡고 이야기를 나눴고, 경호원들은 신분이 확인되지 않은 할머니와 대통령의 만남을 저지하지 않았다.

하지만 누리꾼들 사이에 이 할머니가 분향소에서 박 대통령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따라다니고, 조문객으로 줄을 서 있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등장하면서 '연출된 만남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박근혜 대통령과 할머니 사진 연출 논란에 누리꾼들은 "박근혜-할머니, 설마 연출일 리가", "박근혜-할머니, 연출 절대 아니라니", "박근혜-할머니, 왜 유족 중 아는 사람이 없을까"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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