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에서 敵으로…권영진·김부겸 '대구 결투'

입력 2014-04-30 21:09   수정 2014-05-01 04:11

14년전 한나라 미래연대서 활동하며 "형님…동생…"

金 탈당때 "함께 가자"…權, 金 지역구 옮길때 만류



[ 이정호 기자 ] 6·4 지방선거 새누리당 대구시장 경선에서 비(非)박근혜계 권영진 전 의원(53)이 예상을 뒤엎고 최종 후보로 뽑히면서 옛 정치적 동지인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의 김부겸 전 의원(57)과 본선에서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한때 같은 당에서 개혁 성향의 소장파 모임을 함께 이끌면서 ‘형님, 동생’ 하던 사이에서 10여년 만에 선거판 적수로 만나 한판 대결을 앞두고 있다.

두 사람은 2000년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에서 소장파 모임인 ‘미래를 위한 청년연대(미래연대)’에 함께 참여해 의기투합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김 전 의원은 2003년 당시 한나라당의 대북정책 등에 반발하며 이부영·김영춘·이우재·안영근 전 의원 등 5명과 함께 한나라당을 탈당해 열린우리당 창당을 주도할 때 권 전 의원에게 동반 탈당을 권유하기도 했다. 김 전 의원이 3선을 한 지역구(경기 군포)를 떠나 2012년 19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에 출마했을 때는 권 전 의원이 끝까지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의원 측근은 “같은 TK(대구·경북) 출신에다 비슷한 개혁 성향으로 인간적으로 가까운 관계를 맺었던 두 후보가 얄궂게도 서로 물러설 수 없는 승부를 벌이게 됐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권 전 의원 선출 소식을 듣고 축하 인사와 함께 정책 대결을 통한 진검 승부를 펼치자고 제안했다.

한편 권 전 의원이 친박근혜계인 서상기·조원진 의원을 누르고 최종 후보로 선출된 것 자체가 이번 당내 경선의 최대 이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경북 안동 출신인 그는 대구 청구고를 졸업한 것 외에는 대구와 특별한 인연을 갖고 있지 않다. 한나라당 미래연대 대표와 서울시 정무부시장, 18대 서울 노원을 국회의원 등 오히려 서울을 기반으로 대부분의 정치 경력을 쌓았다. 19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에는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을 지냈다.

일찌감치 표밭을 다진 친박 후보들과 달리 뒤늦게 경선에 합류한 권 전 의원이 친박 후보들의 벽을 넘어선 것을 놓고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친박표의 분산과 대구지역 초선 의원들의 당원 장악력 부족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히고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 이후 민심 변화와 여론 악화 등도 이번 경선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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