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230여곳 몰려
[ 이태호 기자 ] ▶마켓인사이트 4월30일 오후 3시52분
우량 은행이 발행하고 후순위채보다 높은 이자를 주는 ‘코코본드(CoCo bond·조건부자본증권)’가 기관투자가들의 새로운 투자 대상으로 부상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해외에서 처음 발행한 물량이 예상 밖의 인기를 누린 덕분이다.
우리은행은 30일 미국에서 10억달러(약 1조300억원) 규모, 10년 만기 코코본드를 국내 은행 최초로 발행했다. 지난 24일 실시한 수요예측에는 모집금액의 5배를 웃도는 50억달러 이상의 자금이 몰렸다. 우리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2% 밑으로 떨어지면 원금을 모두 상각한다는 조건을 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수익을 노린 230여곳의 금융회사가 몰려들었다. 우리은행 BIS 비율은 작년 말 현재 15.52%다.
발행금리도 예상치인 연 5.1%보다 낮은 4.75%로 결정됐다. 신민식 한화투자증권 FICC상품팀장은 “저금리 상황에서 절대금리가 높은 코코본드가 매력적인 투자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발행물량 일부를 들여와 국내에서 판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한 국내 금융회사 관계자는 “통화스와프를 통해 환율변동 위험이 없는 원화 채권으로 만들면 연 4.5% 정도의 금리가 나온다”며 “이만한 수익률이면 수요가 충분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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