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자금여력 생긴 두산, 2년만에 M&A 나서

입력 2014-04-30 21:25   수정 2014-05-01 04:25

룩셈부르크 전자소재 회사
서킷 포일 인수 추진



[ 이상은 기자 ] ▶마켓인사이트 4월30일 오후 4시20분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약 2년 만에 인수합병(M&A)에 나선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의 사업지주회사인 (주)두산은 룩셈부르크의 동박적층포일 생산회사 ‘서킷 포일(circuit foil)’을 글로벌 철강회사인 아르셀로미탈로부터 인수하기로 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인수 가격은 약 700억원으로 알려졌다. 2012년 영국 수처리 전문업체 ‘엔퓨어’를 사들인 뒤 2년 만에 M&A 작업을 재개한 것이다.

동박적층판은 전자제품에 쓰이는 인쇄회로기판(PCB)의 주재료다. 서킷 포일은 1959년 미국에서 설립됐으며 일본 전자회사 후루카와와의 합작, 유럽 철강회사 아베드(ARBED)로의 인수 등을 거쳐 현재 룩셈부르크에 본사와 공장을 두고 있다.

(주)두산은 동박적층판(CCL)을 생산해 삼성전자 등에 공급하는 전자 비즈니스그룹(BG)을 운영하고 있다. 전자 BG의 매출은 6000억원가량으로 (주)두산 전체 매출의 약 30%를 차지한다. 업계 관계자는 “서킷 포일은 이 분야에서 기술력을 자랑하는 업체이며, 두산의 유럽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그룹은 작년 여름에 서킷 포일에 대한 현지 실사를 마치고 매입을 결정했으나 두산건설 부실 문제 등으로 유동성 위기설이 돌면서 인수 시기를 계속 늦춰 왔다. 이번에 서킷 포일을 인수하기로 한 것은 유동성 위기를 상당 부분 진화했다고 그룹 경영진이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두산그룹이 미국 소형 건설장비 회사인 밥캣 인수자금 중 아직 다 갚지 못한 17억2000만달러를 최근 미국에서 밥캣의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장기 차환하기로 했다”며 “신규 M&A에 나서기로 한 것은 재무적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상은 기자 selee@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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