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 '치맥(치킨과 맥주)'이 한류 상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원조 치맥을 체험하려고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들도 늘어나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명 치킨 전문점들은 중국 관광객들이 새로운 치맥 수요자층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중국인들의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이 김치나 불고기 같은 기존 전통 한식류에서 치킨이나 떡볶이 등 다양화하고 있다.
최근 종영한 TV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도 최근 치맥 열풍에 한몫했다.
BHC는 드라마 주인공이었던 전지현을 브랜드 모델로 내세우고 관련 메뉴까지 선보였다. 회사 측은 중국 관광객 효과 등으로 5~6월 판매량이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한 2만 마리에 달할 것으로 기대했다.
BHC 측은 "아직 구체적인 수치를 파악하지 않았지만 중국인 관광객 중 게스트하우스 등 숙소로 '전지현 치킨'을 주문하거나 매장을 직접 방문해 치맥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다" 며 "중국인 관광객들이 매장을 방문했을 때 의사소통에 불편을 느끼지 않게 메뉴·언어 지원 등의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업체들은 전지현, 이민호 등 스타들의 사진을 실물 크기로 제작한 입간판을 세워놓은 '포토존'을 매장 에 마련했다. 중국인들의 한국식 치맥 사랑은 지난해부터 급격히 커졌다.
BBQ 상하이 사무소에서 근무 중인 박명우 대리는 "예전에는 매장 방문객 중 한인이 대부분이었지만 지금은 한인타운에서도 중국인 방문객 비중이 70%가 넘는다" 며 "연령대도 젊은 층이 늘어났고 치킨과 맥주를 찾는 여성 방문객도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지난 2003년 중국 시장에 진출한 BBQ는 현재 상하이 심천, 청도 등에서 155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올 3월 말까지 일평균 매장 매출은 지난해 100만~150만 원보다 배 이상 늘어난 250만~300만 원 수준.
박 대리는 "중국인들이 한류 문화와 연관해 직접 체험해보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 듯하다" 며 "예전엔 한국 음식하면 김치, 불고기, 갈비 등을 먼저 떠올렸다면 치킨이나 떡볶이 등으로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치킨 브랜드도 동반 상승 효과를 보고 있다. 지난해 5월 상하이 즈텅루에 직영점을 연 교촌치킨은 매출이 수직상승했다.
개점 초 일평균 159만 원이었던 매출은 현재 680만 원(지난 3월 기준)으로 430%나 급증했다. 인터넷 블로그 등을 통해 소문이 퍼지던 드라마가 기폭제가 됐다. 교촌치킨은 올해까지 직영점 4개를 추가로 개점한다. 내년부터 본격적인 가맹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교촌치킨 측은 "드라마가 연이어 인기를 끌면서 이민호, 김수현, 전지현 등 한류 배우들을 내세운 브랜드들에 대한 인지도가 크게 올라갔다" 며 "모든 매장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명소나 관광지 내 매장의 경우 중국인 관광객의 방문 비중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