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오늘과 다른 이유' 세션
[ LA=유창재 기자 ] 기술은 인류의 문제를 어디까지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밀켄 글로벌 콘퍼런스의 ‘내일이 오늘과 다른 이유’ 세션에서는 세 명의 과학자 겸 기업가들이 “상상은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고 단언했다. 이들이 말하는 ‘가까운 미래에 세상을 바꿀’ 세 가지 아이디어를 소개한다.
1. 3년내 우주 소행성서 광물 채굴
“우주에는 사실상 무한한 양의 자원이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플래니터리리소스가 가능성을 발견한 곳은 태양계에 1억개나 존재하는 소행성들이다. 특히 지구 인근 소행성들은 태양을 지구와 비슷한 속도로 공전한다. 따라서 지구에서 소행성에 도달하는 것이 다른 행성에 가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쉬워 채굴에 적합하다. 소행성의 50㎡ 정도 넓이에는 플래티늄(백금)과 같은 산업용 광물과 연료 등 자원이 6000억달러어치나 존재한다. 산업혁명을 가능케 한 화석연료 이후로 자연이 인류에게 준 선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비용이다. 지구에서 우주로 로켓을 쏘아올리는 비용은 너무 비싸 통신용 위성과 같은 일부 산업만 비용 대비 효과를 볼 수 있었다. 플래니터리리소스는 연구개발(R&D)을 통해 소행성으로 채굴로봇을 보내는 비용을 대당 2억5000만달러에서 200만달러로 줄였다. 그렇다면 언제 채굴이 가능할까. 래리 페이지 구글 최고경영자(CEO), 에릭 슈밋 구글 회장 등이 플래니터리리소스에 투자했다. 우리는 이 돈으로 오는 10월 처음 시험 발사를 한다. 내년에 한 번 더 시험 발사를 한 뒤 2016년에는 처음으로 로봇들을 소행성에 보낼 것이다. 앞으로 2~3년 내에 신문에서 소행성 채굴에 대한 기사를 읽을 수 있을 것이다.”
2. 3D프린터로 인체 장기도 출력
“인체 조직을 주문형으로 제작할 수 있다면? 오르가노보는 뉴욕의 한 커피숍에서 3차원(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하면 ‘온디맨드 인체 조직’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하나의 세포는 조직으로 성장할 수 없다. 여러 세포가 모여 3차원적인 모습을 띠고 나서야 상호 작용을 하며 성장한다. 인간 세포로 ‘바이오잉크’를 만들어 3D 프린터로 출력하면 조직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고 판단한 과학적 배경이다. 궁극적으로는 간이나 심장 같은 완성된 장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아직은 먼 얘기다. 다만 목표를 향해 가는 과정에서 단기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예를 들어 3D 프린팅으로 만든 조직을 활용해 신약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과 리스크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지난 10년여간 약 200개의 신약 개발 프로젝트가 임상 마지막 단계에서 실패했다. 만약 개발 초기 단계에 실제 인체 조직에 신약을 투여해볼 수 있다면?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개발 비용을 날릴 위험이 사라진다. 오르가노보는 이미 간, 폐, 가슴, 혈관 등의 조직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올 연말에는 한 제약회사에 우리가 만든 간 조직세포를 제공하기로 했다. 주문형 세포 조직은 이미 현실로 다가왔다.”
3. 사람과 토론 가능한 인지 컴퓨터
“현재의 컴퓨터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데이터를 소화할 수 있을까. 반도체와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기존 컴퓨터 시스템으로는 불가능하다. IBM은 완전히 다른 시스템을 만들었다. 바로 인지 컴퓨터다. 3년 전 미국의 유명 퀴즈쇼인 ‘제퍼디’에 우리의 슈퍼컴퓨터 왓슨이 출연했다. 왓슨은 인간이 사용하는 자연어를 이해할 수 있고 복잡한 질문에 대답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왓슨은 두 명의 인간 출연자를 큰 점수차로 이겼다. 그때부터 인지 컴퓨터를 어떻게 발전시키고 활용할지 연구해왔다. 단순히 언어를 이해하는 데서 나아가 문맥을 이해하고 생각할 수 있는 ‘IBM 토론 기술’을 개발했다. 예를 들어 ‘폭력적인 게임의 청소년 판매를 금지해야 한다’는 논제가 있다고 하자. 인지 컴퓨터는 400만개의 위키피디아 정보를 스캔해 10여개의 관련 정보를 찾은 뒤 3000여개의 문장을 해석, 찬반 논지를 내놓을 수 있다. 이런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대표적 분야가 헬스케어다. 우리는 뉴욕게놈센터, 그리고 세계적인 암연구센터들과 손잡고 인지컴퓨터를 활용해 개인의 게놈 정보를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뉴욕의 한 병원에서 의사들이 암환자의 치료방법을 토론하는데 인지 컴퓨터가 함께 참여한다고 상상해보라.”
LA=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
[ LA=유창재 기자 ] 기술은 인류의 문제를 어디까지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밀켄 글로벌 콘퍼런스의 ‘내일이 오늘과 다른 이유’ 세션에서는 세 명의 과학자 겸 기업가들이 “상상은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고 단언했다. 이들이 말하는 ‘가까운 미래에 세상을 바꿀’ 세 가지 아이디어를 소개한다.
1. 3년내 우주 소행성서 광물 채굴
“우주에는 사실상 무한한 양의 자원이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플래니터리리소스가 가능성을 발견한 곳은 태양계에 1억개나 존재하는 소행성들이다. 특히 지구 인근 소행성들은 태양을 지구와 비슷한 속도로 공전한다. 따라서 지구에서 소행성에 도달하는 것이 다른 행성에 가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쉬워 채굴에 적합하다. 소행성의 50㎡ 정도 넓이에는 플래티늄(백금)과 같은 산업용 광물과 연료 등 자원이 6000억달러어치나 존재한다. 산업혁명을 가능케 한 화석연료 이후로 자연이 인류에게 준 선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비용이다. 지구에서 우주로 로켓을 쏘아올리는 비용은 너무 비싸 통신용 위성과 같은 일부 산업만 비용 대비 효과를 볼 수 있었다. 플래니터리리소스는 연구개발(R&D)을 통해 소행성으로 채굴로봇을 보내는 비용을 대당 2억5000만달러에서 200만달러로 줄였다. 그렇다면 언제 채굴이 가능할까. 래리 페이지 구글 최고경영자(CEO), 에릭 슈밋 구글 회장 등이 플래니터리리소스에 투자했다. 우리는 이 돈으로 오는 10월 처음 시험 발사를 한다. 내년에 한 번 더 시험 발사를 한 뒤 2016년에는 처음으로 로봇들을 소행성에 보낼 것이다. 앞으로 2~3년 내에 신문에서 소행성 채굴에 대한 기사를 읽을 수 있을 것이다.”
2. 3D프린터로 인체 장기도 출력
“인체 조직을 주문형으로 제작할 수 있다면? 오르가노보는 뉴욕의 한 커피숍에서 3차원(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하면 ‘온디맨드 인체 조직’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하나의 세포는 조직으로 성장할 수 없다. 여러 세포가 모여 3차원적인 모습을 띠고 나서야 상호 작용을 하며 성장한다. 인간 세포로 ‘바이오잉크’를 만들어 3D 프린터로 출력하면 조직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고 판단한 과학적 배경이다. 궁극적으로는 간이나 심장 같은 완성된 장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아직은 먼 얘기다. 다만 목표를 향해 가는 과정에서 단기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예를 들어 3D 프린팅으로 만든 조직을 활용해 신약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과 리스크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지난 10년여간 약 200개의 신약 개발 프로젝트가 임상 마지막 단계에서 실패했다. 만약 개발 초기 단계에 실제 인체 조직에 신약을 투여해볼 수 있다면?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개발 비용을 날릴 위험이 사라진다. 오르가노보는 이미 간, 폐, 가슴, 혈관 등의 조직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올 연말에는 한 제약회사에 우리가 만든 간 조직세포를 제공하기로 했다. 주문형 세포 조직은 이미 현실로 다가왔다.”
3. 사람과 토론 가능한 인지 컴퓨터
“현재의 컴퓨터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데이터를 소화할 수 있을까. 반도체와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기존 컴퓨터 시스템으로는 불가능하다. IBM은 완전히 다른 시스템을 만들었다. 바로 인지 컴퓨터다. 3년 전 미국의 유명 퀴즈쇼인 ‘제퍼디’에 우리의 슈퍼컴퓨터 왓슨이 출연했다. 왓슨은 인간이 사용하는 자연어를 이해할 수 있고 복잡한 질문에 대답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왓슨은 두 명의 인간 출연자를 큰 점수차로 이겼다. 그때부터 인지 컴퓨터를 어떻게 발전시키고 활용할지 연구해왔다. 단순히 언어를 이해하는 데서 나아가 문맥을 이해하고 생각할 수 있는 ‘IBM 토론 기술’을 개발했다. 예를 들어 ‘폭력적인 게임의 청소년 판매를 금지해야 한다’는 논제가 있다고 하자. 인지 컴퓨터는 400만개의 위키피디아 정보를 스캔해 10여개의 관련 정보를 찾은 뒤 3000여개의 문장을 해석, 찬반 논지를 내놓을 수 있다. 이런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대표적 분야가 헬스케어다. 우리는 뉴욕게놈센터, 그리고 세계적인 암연구센터들과 손잡고 인지컴퓨터를 활용해 개인의 게놈 정보를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뉴욕의 한 병원에서 의사들이 암환자의 치료방법을 토론하는데 인지 컴퓨터가 함께 참여한다고 상상해보라.”
LA=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