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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백수 작가 네이버웹툰 '가우스전자' 중 |
명함의 용도는 다양하다. 회사 앞 식당 추첨부터 시작해서 거래처 훈남의 번호를 자연스럽게 아는 것까지. 하지만 무엇보다 명함은 회사의 상징이자, 그 회사에 소속된 자신을 나타내는 징표이다.</p> <p>얼마 전, 지인의 요청으로 연락처를 찾을 일이 있었다. '시간날 때 정리해야지'라는 마음으로 한 쪽 구석에 쌓아둔 명함을 뒤적거리다보니 새삼스레 게임업계에는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명함들이 참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다.</p> <p>
눈에 확 띄는 화려하고 예쁜 명함은 물론, 같은 회사지만 다른 색깔로 골라받는 재미가 있는 명함도 있고, 조그만 사이즈로 회사의 색깔을 확실히 드러낸 대단한 명함도 있었다. 1년이 조금 넘는 기자생활을 하면서 받은 약 1000여장의 명함을 한 장 한 장 직접 골라, 혼자 보기 아까운(?) 명함들을 총 4가지 유형으로 나눠보았다.</p> <p>■ 기본에 충실하거나, 혹은 독특하거나</p> <p>
명함의 기본 임무는 자신의 이름과 연락처를 소개하는 것이다. 게임인재단의 명함은 흰 셔츠에 깔끔한 청바지 패션처럼 기본에 충실하다. 흰 바탕에 까만 글씨로 기본적인 틀은 평범하다. 하지만 이름이 굵은 글씨로 커다랗게 쓰여 있어서, 직접 실험해본 결과 다른 명함과 섞여있어도 눈에 확 들어온다.</p> <p>
명함의 기본적인 공식을 깬 특이한 모양도 있다. 와이디 온라인의 명함은 투명하다. 물론 글씨는 까만색이라 잘 보이지만, 흰 바탕에 까만 글씨에 익숙해져있던 기자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또한 정사각형 모양으로 지갑과 명함집에 들어가길 거부하며 강박증이 있는 기자에게 다른 의미로 충격을 준 플레시먼힐러드 코리아의 명함도 있다.</p> <p>아이폰 모양을 하고 있는 YP Soft의 명함도 독특하다. 명함을 받을 때 미니 아이폰을 받는 착각이 드는 이 명함은, 연락을 하고 싶을 때 왠지 전화번호를 터치하면 전화가 되지 않을 까 하는 기대를 부르기도 했다. 중국 차이나조이에서 받은 명함은 모양은 평범했지만, QR코드가 하나도 아닌 세 개나 들어있어 한국과 중국의 문화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p> <p>
예쁘고 날씬한 스타일로 눈길을 사로잡는 명함도 있다. 최근 '블레이드'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4:33과 '에오스'로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선전중인 엔비어스의 명함이다. 둘 다 다른 명함에 비해 슬림한 디자인으로 지갑에 쏙 들어간다.</p> <p>
얼굴 하얀 여자가 소개팅에서 50점은 먹고 들어가듯, 색깔로 승부를 보는 명함도 있었다. 골프게임 '터치터치홀인원'을 개발한 넛지의 경우, 모양은 평범했지만 여성 CEO의 영향인지 명함 색깔과 뒷면의 디자인이 특이하고 예쁘다. '프로야구매니저'의 엔트리브 소프트도 상쾌한 하늘색으로 이유없이 끌리는 명함 중 하나다.</p> <p>■ 작지만 회사의 아이덴티티를 크게 부각시키는 대단한 명함</p> <p>
자사 캐릭터를 적극 활용해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는 곳도 있다. 먼저 애니팡 시리즈의 캐릭터를 가지고 있는
선데이토즈는 명함에서도 핑키와 루시, 팡(폭탄)을 적극 활용했다. '헬로히어로'를 개발한 핀콘 역시, 게임 속 캐릭터를 명함에 스케치하듯 넣어 자연스럽게 게임을 홍보하며 자기소개도 할 수 있다.</p> <p>
또한 작은 명함으로 회사의 아이덴티티를 적극 표현한 대단한 곳도 있었다. 먼저 국민 메신저 어플 카카오톡의 명함은 그들의 트레이드 마크인 노란 바탕에 짙은 갈색의 글씨로 프린트되었다. 모양은 크게 독특하지 않지만, 다른 명함과 차별성이 있다면 카카오 ID까지 쓰여 있다는 것. 카카오 명함이 늘어날수록, 카카오 게임 초대 메시지를 보내도 짜증내지 않는 사람도 늘어난다는 장점(?)도 있다.</p> <p>스타트업 개발사인 레인보우야드의 명함은 회사 이름처럼 일곱 빛깔이다. 화려한 무지개색깔 명함에 다른 명함과 섞여 있어도 단숨에 '레인보우야드구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인디게임 스튜디오인 터틀크림의 경우 직책이 '대표'가 아닌 '대장'이다. 뒷면에는 동그란 달 안에 터틀게임이 개발한 '6180 the moon'이 적혀있다. 앞 뒤 모두 어딘지 모르게 인디 느낌이 물씬 나는 명함이다.</p> <p>핸디 커뮤니케이션즈의 명함은 여기에 한발 더 나아가 본인의 사진을 직접 넣는 과감함을 보이기도 했다. 바탕화면에 므흣한 여성이 있는 휴대폰의 인형이 되어 '아햏햏 정말 조타!'라며 환하게 웃고 있는 백세현 부사장의 명함은 한번 보면 절대 까먹지 못할 파괴력(?)을 지니고 있다.</p> <p>■ 골라주는 재미와 모으는 재미가 쏠쏠한, 같은 회사 다른 느낌</p> <p>대기업의 경우 사람수가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명함도 많이 받게 된다. 큰 행사 취재를 가면 한 회사의 명함을 10장 이상 받는 것은 물론, 그룹 인터뷰라도 하게 되면 한 번에 5명 넘는 사람들과 명함을 교환하게 된다. 이러다보니 명함을 받아도 누가 누구인지 모르는 불상사가 생긴다.</p> <p>
이를 방지하기 위한 배려 넘치는 서비스인지, 같은 회사지만 다른 느낌을 주는 명함들도 찾아볼 수 있다. 먼저
NHN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여러 가지 색깔의 명함을 랜덤하게 받을 수 있다. 여기자인 탓인지 핫핑크, 보라, 빨강, 노랑 등 주로 화사한 색을 모을 수 있었다. 골라주는 재미와 색깔별로 모으는 재미가 쏠쏠하다.</p> <p>
넷마블의 경우
CJ E&M으로 수렴하지만, 잘 살펴보면 개발사마다 미묘한 차이가 있다. 애니파크는 명함 뒷면에 커다란 푸른색 물음표가 있고, 블루페퍼는 전체적으로 파란 바탕이다. e스포츠 사무국의 경우 방송 계열인 만큼 각종 TV 채널이 적혀있다.
'검은사막' 출시 준비가 한창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은 명함의 뒷면에 아기자기한 그림이 그려져있다. 모두 다른 사람에게 랜덤하게 받은 6장 모두 같은 그림이 하나도 없었다. 여러 장을 이어붙이면 마치 한 편의 그림동화가 생각날 정도로 다양하고 귀엽다.</p> <p>■ 외국물 먹은 어딘가 다른 글로벌 에픽 명함들</p> <p>외국 과자와 한국 과자의 맛이 다른 것처럼, 외국 명함과 한국 명함 역시 다르다. 한국 명함의 기본은 흰 바탕에 까만 글씨로 깔끔한 스타일인 반면, 외국 명함은 이보다 더 화려한 색깔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인지 가장 마음에 드는 명함 베스트 5안에 외국 명함이 2개나 들어간다.</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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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캔디크러쉬사가'를 만든 킹의 명함은 작고 화려하고, 단단한 재질이라 명함추첨을 하면 단박에 뽑힐 느낌이다. 하지만 복잡한 뒷면과는 달리, 앞면에는 하얀 바탕에 까만색으로 이름과 이메일 전화번호만 간단하게 적혀있는 반전 매력을 가진 명함이다.</p> <p>최근 '하스스톤' 아이패드버전 출시와 '디아블로3: 영혼을 거두는 자' 확장팩 출시로 그 누구보다 바쁜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명함도 빼놓을 수 없다. '디아블로3' 확장팩 출시 인터뷰를 위해 방한한 케빈 마틴즈 리드 디자이너의 바로 옆 자리에 앉은 행운으로 명함을 고를 기회를 얻은 기자는 캐리건을 선택했다.</p> <p>무채색으로 블리자드 게임의 캐릭터가 랜덤하게 그려진 명함은 한 폭의 일러스트 같아서 여러 장을 받고 싶을 만큼 욕심이 났다. 블리자드가 추구하는 '에픽(명품의 가치를 지니는)한 게임'의 정신을 느낄 수 있는 '에픽한 명함'이다.</p> <p>팜플의 '데빌메이커'를 일본에서 서비스하는 포케라보의 명함은 한 폭의 추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그림을 해석하듯 명함을 해석해보자면, 손에 손을 잡고 나란히 서있는 사람들과 뒤 쪽에 그려진 지구를 보아 '모두 함께 힘을 합쳐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자' 정도의 의미를 갖는 것이 아닐까 예상할 수 있다.</p> <p>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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