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취득·우회상장 노린 '불황형 경영권 분쟁' 급증

입력 2014-05-07 21:30   수정 2014-05-08 04:00

이슈 포커스

누리플랜·피씨디렉트 등
대규모 적자 낸 부실기업
기업사냥꾼 표적에 '몸살'



[ 이유정 기자 ] 대규모 적자 등 경영위기에 몰린 기업의 경영권 분쟁이 늘고 있다. 기업사냥꾼들의 먹잇감이 되거나, 적자확대 등으로 인한 내부갈등이 주요 원인이다. 대부분 기업존속을 위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게 아니라 자산취득이나 우회상장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소위 ‘불황형 경영권 분쟁’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관이음쇠업체 AJS는 지난 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회생절차(법정관리) 결정을 받았다. 대규모 적자와 경영권 분쟁이란 악재가 겹친 게 원인이다. ‘원조 슈퍼개미’로 유명한 경대현 씨는 지난해 12월 김수일 전 AJS 대표와 경영권양수도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김 대표의 횡령, 중도금 미납 등 분쟁이 끊이지 않았다. 양측의 합의에 따라 주요투자자인 IBK재무안정사모펀드(PEF)가 경영권을 가져오긴 했다. 그러나 수개월간의 생산 중단과 직원 이탈 등으로 회사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위기에 몰렸다.

도시경관조명 전문업체 누리플랜과 피씨디렉트 등 지난해 실적이 크게 악화된 기업들도 경영권 분쟁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상우 누리플랜 회장과 장병수 누리서울타워 대표는 누리플랜 경영권을 놓고 동시에 두 곳에서 주주총회를 여는 등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피씨디렉트는 스틸투자자문과의 지속적인 경영권 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스틸투자자문은 주총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사외이사와 감사의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임시 주총 소집 허가 등의 소송을 제기하며 경영권 장악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누리플랜은 지난해 영업손실 37억원, 당기순손실 32억원을 내며 전년보다 손실이 각각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피씨디렉트 역시 지난해 영업손실 33억원, 순손실 27억원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이 밖에 작년 174억원의 순손실을 내고 부분자본잠식에 빠진 유니드코리아 역시 전·현직 대표 간 경영권 분쟁으로 정상적인 회사경영이 어려운 상태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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