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2위'도 모자라 1분기 영업익 30% '뚝'…아디다스 주주들 뿔났다

입력 2014-05-07 21:36   수정 2014-05-08 03:56

CEO 임기연장 '비난'


[ 김보라 기자 ] 미국의 나이키에 밀려 글로벌 스포츠용품업계 ‘만년 2위’에 머물고 있는 독일의 아디다스가 실망스러운 ‘1분기 성적표’를 내놓자 주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아디다스그룹은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약 30% 하락한 3억300만유로(약 4311억원)에 그쳤다고 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아디다스그룹의 주요 브랜드인 테일러메이드 매출은 38% 줄었고, 아디다스와 리복 매출도 각각 13%, 8% 감소했다. 아디다스그룹은 올해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1년 전부터 대대적인 마케팅을 벌이는 등 나이키와 전면전을 펼쳤지만 역부족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디다스 주주들은 실적 발표 후 헤르베르트 하이너 최고경영자(CEO) 등 아디다스 경영진에 화살을 돌렸다. 아디다스 10대 주주 중 하나인 유니언인베스트먼트의 잉고 스피치 펀드매니저는 “2001년부터 CEO를 맡아온 하이너의 임기를 2017년까지 연장한 이사회의 결정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경영진은 주주들의 공격에 즉각 방어하고 나섰다. 하이너 CEO는 “세계 최대 골프용품 시장인 미국에 한파가 계속되면서 ‘테일러메이드’ 매출이 떨어졌고,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인한 유로화 강세도 악재였다”며 실적 부진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환차손을 제외하면 매출은 오히려 22% 늘었다”며 “올해 연간으로는 모든 브랜드 매출이 약 10% 증가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디다스 경영진이 1분기 실적 부진과 올 들어 17% 떨어진 주가에도 불구하고 다음달 열릴 브라질월드컵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전했다. 축구용품 관련 매출이 올해 27% 늘어 4년 전 월드컵 때보다 증가 속도가 빠르다는 게 이유다.

아디다스는 리복, 테일러메이드, 락포트 등 다양한 브랜드를 통해 기능성 제품을 내놓으면서 2012년 나이키를 바짝 추격했지만 세계시장 점유율(10.8%)은 아직 나이키(15%)에 못 미친다. 특히 나이키의 텃밭인 북미시장에선 아디다스 점유율이 나이키의 절반 이하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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