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이 5거래일 연속 매도 물량을 출회하면서 1940선을 내줬다. 원·달러 환율이 1030선을 하향 돌파하고 수출주가 하락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7.80원(0.76%) 떨어진 102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030원을 이탈한 것은 5년9개월 만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이날 대내외 변수들이 잇따라 쏟아지며 증시가 명확한 방향을 정하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에 대한 기대와 재닛 옐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발언은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원화강세 추이와 옵션만기 이슈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간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과도정부와 대화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또 푸틴 대통령은 오는 11일 실시될 예정인 우크라이나 동부의 독립 주민투표를 연기할 것을 제안했다.
옐런 의장은 미 의회 경제공동위원회에서 "이번 분기 미국 경제가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
며 지출과 생산이 반등하기 시작했다"면서도 "주택경기 침체가 예상했던 것보다 오래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제로 수준의 금리정책을 당분간 유지할 것을 시사했다.
다만 전날 증시의 발목을 잡은 환율이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1000원을 하회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불안이 외환위기 우려로 확산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원화는 사상 최대의 경상수지 흑자에 힘입어 추가 강세 압력이 불가피하다"며 "환율이 일시적으로 1000원을 밑돌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옵션만기 이슈도 부담이다. 프로그램 매매가 매도 우위일 것이란 의견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최동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의 저점 경신에도 외국인은 비차익거래에서 6일 연속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며 "지난해 하반기 이후 외국인의 현물 매수가 대부분 비차익거래를 통해 유입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외국인의 매수 공백은 부정적 만기 효과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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