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한 무인기, 北 해주·개성·평강서 발진 확인

입력 2014-05-08 21:13  

한·미 공동조사 결과 발표

중국의 무인기와 외형·제원상 특성 등 유사
GPS 좌표분석…군사시설 정보 획득 위해 정찰



[ 최승욱/김대훈 기자 ]
최근 잇따라 발견된 소형 무인기 3대는 모두 북한에서 발진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국방부가 8일 발표했다.

국방부는 한국(15명)과 미국(10명)의 전문가들이 지난달 14일부터 수거한 무인기의 비행조종 컴퓨터에 저장된 메모리 칩의 위성항법장치(GPS) 좌표를 분석한 결과 지난 3월24일 파주에서 발견된 무인기의 발진 및 복귀(예정) 좌표는 개성 북서쪽 5㎞라고 밝혔다. 같은 달 31일 백령도에서 추락한 무인기 발진 및 복귀 좌표는 황해도 해주 남동쪽 27㎞이고, 4월6일 삼척에서 찾은 무인기는 강원도 평강 동쪽 17㎞ 지역이다.

파주 무인기는 서울 파주 고양 등 수도권 핵심 시설을, 백령도 무인기는 소청·대청·백령도의 군부대를 주로 촬영하는 등 무인기 3대가 고도 1.8㎞에서 2.5㎞의 남측 상공을 비행하도록 입력돼 있었다. 백령도 무인기는 비행계획과 50분 동안의 비행기록이 정확히 일치했고 파주 무인기도 비행계획과 촬영 정보가 일치했다. 삼척 무인기는 사진 자료가 없어 일치 여부를 검증하지 못했지만 화천·춘천 시내 등의 상공을 비행하도록 계획돼 있었다. 파주 및 백령도 무인기에서는 발사대에서 촬영한 사진까지 나왔다. 이 같은 자료는 북한이 무인기를 날려 보냈다는 결정적 증거(스모킹 건)라고 국방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북한이 무인기를 보낸 이유와 관련, 이성열 합참 전략무기연구기술정보과장은 “핵심 군사시설에 대한 최신 영상을 획득하기 위한 정찰 활동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희우 충남대 군수체계연구소장은 “우리 군은 북한이 로켓을 쏠려고 하는 것부터 미국 군사위성 등을 통해 알 수 있지만 북한은 정찰위성을 운용하지 못해 실시간으로 영상을 획득할 수 없다”며 “무인기가 촬영한 사진은 낮은 해상도로 인해 전략적 가치가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반면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삼척 무인기는 지난해 10월 추락했다”며 “늦어도 작년 상반기부터 무인기가 남측 지역을 수백 번 찍으면서 우리 군의 훈련 상황을 통해 전쟁이 났을 때 진지 배치 정보 등을 파악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군은 북한이 중국에서 만든 무인기를 수입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종성 국방과학연구소(ADD) 무인기사업단장은 “중국의 무인기와 외형이나 기타 제원상 특성이 매우 유사하다”고 말했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중국 무인기를 구입해 남측으로 보낸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무인기의 중량은 10~14㎏으로 카메라와 낙하산 등을 제거해도 실을 수 있는 중량은 3~4㎏인 것으로 분석됐다. ADD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무인기에 4㎏ 정도 폭약을 장착해 건물에 충돌시키면 피해가 거의 없고 살상 반경도 1~2m에 불과했다.

북한의 무인기 보유 규모와 관련, 이희우 소장은 “무인기의 성능과 기종으로 볼 때 5% 정도가 추락했다고 추정하면 최대 60대가량을 갖고 있을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최승욱 선임기자/김대훈 기자 sw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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