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일규 기자 ] 세월호 참사로 민간 소비 증가세가 주춤하면서 올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0.1%포인트가량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금융연구원은 8일 발표한 ‘수정 경제 전망’에서 올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4.1%로 예상했다. 작년 10월 전망치(4.2%)보다 0.1%포인트 낮은 것이다. 금융연구원은 세월호 참사에 따른 소비심리 저하가 2분기까지만 나타나고 오락, 음식 소비 등이 더 이상 늦춰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를 달았다.
금융연구원은 세월호 참사 여파로 최근 개선됐던 소비심리가 지난해 말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로 인해 성장률이 0.08%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신흥국 금융 불안과 연말정산 환급액 감소도 성장률 감소(0.02%포인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GDP의 0.08%는 약 1조700억원 규모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거시국제금융연구실장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 국민들이 24시간 세월호 관련 소식을 접하고 있는데다 정부에 대한 실망과 어린 학생들이 숨진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큰 점을 감안하면 이번 사고의 영향이 삼풍백화점 붕괴 당시보다 클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연구원은 4~5월에 줄어든 가계 소비가 여름 휴가철에 나타날 경우 경제성장률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주류·담배·오락 등과 계절옷 구입 및 지방자치단체의 문화행사 등은 나중에 소비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이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반대로 소비심리가 3분기까지 둔화하면 경제성장률은 연 3.9% 수준까지 내려갈 수 있지만, 이 또한 가능성이 작다고 예상했다. 박 실장은 “세월호 사고 충격이 산업별로 비대칭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며 “운송·숙박·여행 등 관련 산업에 대해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부문별로는 지난해 감소(-1.5%)했던 설비투자가 올해는 6.7%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2.9%로 지난해 수준(2.0%)을 웃돌겠지만, 증가세는 낮고 변동성은 클 것으로 전망됐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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