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기자 코너] 격돌 ! 최저임금 인상 지상논쟁 등

입력 2014-05-09 19:08  

‘최저임금 인상’을 두 학생이 ‘1대1’ 찬반논쟁을 벌였다. 각자의 주장에 일리가 있다. 두 사람의 의견은 독자 여러분의 생각을 정리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능력없는 영세사업장 많아…오히려 일자리 줄일 수도”

2014년 현재 최저 시급은 5210원이다. 매년 물가가 상승한 추세에 맞춰 최저시급제의 기준도 4580원, 4860원 등으로 계속해서 인상됐다. 이렇듯 매년 최저 시급이 올라가지만 현재의 최저 시급이 낮다는 목소리는 여기저기에서 들린다.

최근 노동계는 요즘과 같은 고물가 시대에 최저 시급 수준으로 살아남기가 힘들다고 주장한다. 생계형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위해 내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28.6% 인상된 6700원으로 올려야 한다고 요구한다.

무작정 최저 시급을 올리는 것은 오히려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 우선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대한민국에서 자영업자에게 최저 시급 인상은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런 업자들은 주기 싫은 게 아니라 못 주는 형편일 수도 있다.

또 최저시급제는 어디까지나 법적으로 정해진 최저 보수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최저 시급을 받는 대부분의 일은 시간제 아르바이트이거나 기초노동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최저 시급을 올려버리면 정규직 등 다른 노동자들도 올려달라고 할 게 뻔하다. 형평성 주장이다. 따라서 최저 시급 인상은 산업 전반의 임금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고용주 입장에서도 생각해볼 점이 있다. 임금 비중 확대로 인해 이익이 줄어들면 고용주는 투자 등에 큰 장애를 받는다.

따라서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인력을 적게 채용하거나, 기존 인력을 줄일 수 있다. 결과적으로 고용주뿐 아니라 다수의 직원에게도 피해가 가게 되는 것이다.

더욱이 절반 이상의 최저 시급 노동자들이 가장이나 생계적 수단으로 일하는 것이 아닌 부차적인 수입을 위해 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정부가 노동자들을 위한다면, 최저시급문제보다 현재 노동시장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것이 더욱 시급하고 중요한 일이다. 편의점, PC방, 음식점을 비롯한 다수의 사업장에서 최저 시급조차 제공하지 않고, 청소년들에게 적정 보수에 턱없이 미치지 못하는 보수를 제공하는 등 법적 조치를 어기는 경우가 흔하다.

최저 시급이 인상될지라도 고용주가 여전히 현재의 최저 시급에 미치지 않는 불법적인 보수를 지급한다면 매년 반복되는 최저 시급 인상은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게 되는 것이다. 오점으로 가득 찬 정책을 계속 추진하기보다는 현재 주어진 혜택은 온전히 다 받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여겨진다.

김시현 생글기자 St.lawrence고 11학년

“최소한의 생존권 보장…생산성 향상에도 도움”

2015년 최저임금 논의가 시작됐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최근 전원위원회 첫 회의를 열고 2015년 최저임금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민주노총과 한국 노총을 포함한 32개 단체로 구성된 최저임금연대는 기자회견을 통해 내년도 최저 임금에 대해 28.6%의 인상률을 요구하며 최저 임금 6700원 이상을 주장했다.

직장인의 평균 점심값이 6400원이다. 현재 최저임금으로는 한 끼 식사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한국노총 이정식 사무처장은 “최저임금 1시간 분으로 한 끼도 먹고 살기 힘들다. 현재 한국의 최저임금은 체코, 미국에 이어 꼴찌 수준이다”라며 “양극화를 해소하고 지속가능한 경제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저임금을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저 임금제의 근본적인 취지는 최소한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함이다. 법에서 정한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한다면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과 다름없다.

금융감독원과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연봉 1억원이 넘는 직장인은 2008년 대비 113.1% 증가했다. 그러나 이로 인해 지는 그림자도 어둡다. 연봉 3000만원이 채 되지 않는 저임금 근로자도 증가하여 직장인의 임금 소득 양극화가 깊어지고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불균등한 소득 분배는 활발한 경제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이 되고, 사회 불안의 근원이 된다. 경제는 성장해도 가계는 빈곤한 모순적인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큰 것이다. 공공요금이나 식료품 등의 서민물가는 대폭 올리면서 최저임금은 1%밖에 올리지 못한다고 하면 갈등은 커질 수밖에 없다. 최저임금 인상은 생산성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최저임금은 평균임금의 3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하위권이다. 중국도 빈부 격차를 줄이기 위해 2015년까지 최저임금을 평균임금의 40%로 높이기로 했다. 이웃나라 일본 또한 임금 인상을 경제 활성화의 방안으로 추진하는 대표적인 나라다. 아베 신조 총리가 일본을 짓눌러온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기업들에 임금인상을 촉구하고 나서자, 많은 기업들이 호응할 뜻을 밝혔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최저 임금 인상을 촉구하고 있으며, 영국도 비슷한 움직임이 관찰된다. 최저임금 인상이 경제 발전을 위한 유일한 방법이라는 얘기가 아니다. 다만 저소득층 및 고령층의 상대적 박탈감을 줄이고 불평등한 분배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최저임금 인상은 필수적이라고 본다.

김지언 생글기자 (부산외고 2년) xlvksl07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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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헌법’을 제정중인 민사고

법은 형법, 민법, 행정법, 헌법 등으로 나뉜다. 민법은 사인들의 권리 관계를 규율하는 법이고, 형법은 범죄와 형벌과 보안처분에 관한 법인 것처럼 각각의 법들은 자신만의 고유한 영역에서 고유한 특성을 가진다. 동시에 모든 법은 정의, 인간의 존엄, 국가의 목적성과 같은 사항들에 대해서는 일정한 지향성을 지녀야 하는데, 이를 규정한 것이 바로 법들의 법 헌법이다.

민족사관고등학교의 경우에는 체계적인 학생생활자치규정이 있다. 60개 이상의 조항으로 구성돼 있다. 각 조마다 5개 이상의 항들이 있다. 각 규정은 학생들의 생활 전반에 대해서, 어떠한 사항에 대해서는 몇 점의 벌점을 부과하는지 등에 대하여 규명한다. 이 규정들 또한 형법에 해당한다.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형법 뒤에서 작용하는 기본 이념들이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이 없고, 그에 대한 생각을 해 볼 기회도 적다는 것이다.

결국, 학생을 위한 헌법이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본 이념들이 명시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선생님들은 학생생활자치규정을 간헐적으로 바꾸거나, 왜곡해서 적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는 교사와 학생 간 갈등, 더 나아가서는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 그래서 민족사관고등학교에서는 최근 학생들의 헌법을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실제로 이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학교에서 형법이 비대화된 것은 단순히 한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학생들을 관리하는 학교 입장에서는 학생들의 행동을 제한하는 규율이 많은 편이 더 수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생들은 성숙한 민주시민으로서 성장해 나아가는 과정에 있다.

단순히, 어떠한 행위에 어떠한 처벌이 주어지는가에 대한 인식만 있는 것은 너무나 수동적이다. 학생들에게는 어떠한 권리가 있으며, 어떠한 의무가 있는지에 대한 이해가 먼저 수반되어야 규정들을 수긍할 수 있다.

물론 학생들이 지금 우리나라의 법률과 같은 체계적인 규범을 만들기에는 미숙하다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미숙함은 언젠가는 극복해야 되는 부분이다. 비록 시행착오를 겪을지는 몰라도, 학생들이 학교라는 기관의 기본 이념, 학생들의 권리와 의무의 균형에 대해서 생각하며 학생 헌법을 만들어 나간다면, 이러한 미숙함은 어느덧 성숙함으로 승화되어 있을 것이다.

헌법을 만들어 보려는 시도가 좋은 결실을 낳기를 바란다. 민사고의 헌법은 어떤 모습일까.

민건호 생글기자(민사고 2년) fermat12t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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