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병근 기자 ] 대도시 주변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지역에 들어서는 대규모 주택단지 ‘보금자리’. 이 주택 브랜드가 도입된 건 2009년이다. 이명박 정부가 2018년까지 주택 150만가구를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시작한 장기 주택정책 사업이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100만가구, 지방 50만가구이며 유형별로는 분양 70만가구, 임대 80만가구 등이다.
수도권에서는 서울 강남, 서울 서초, 고양 원흥, 하남 미사가 보금자리 시범지구(1차지구)로 선정된 데 이어 서울 세곡2, 서울 내곡, 남양주 진건, 시흥 인계, 구리 갈매, 부천 옥길 등이 2차 지구로 뽑혔다. 3차에서는 광명·시흥을 비롯해 서울 항동, 인천 구월 등이 지정되는 등 총 6차에 걸쳐 30여만가구가 들어서는 보금자리지구가 선정됐다.
2018년까지 150만가구를 공급하는 게 목표인 가운데 2009~2012년 4년 동안 사업 승인을 받은 물량은 36만가구로 당초 계획의 59.16%에 그쳤다. 수도권은 54.71%, 지방은 68.06%였다.
착공 및 준공 실적은 더 떨어진다. 같은 기간 착공 실적은 전국 8만1492가구로 당초 계획의 13.58%에 불과했다. 준공 실적도 1만가구(1.68%)에 머물렀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오병윤 통합진보당 의원(광주 서구을)이 지난해 국정감사 때 보금자리주택사업을 총괄 분석한 결과다.
보금자리주택은 이번 정부가 들어서면서 추진력을 더 잃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해 3월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대규모 개발을 통한 주택 공급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해 보금자리주택 사업의 일반 분양을 축소하거나 중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 정부는 도심의 확장을 막는 그린벨트를 해제한 데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침체된 민간 주택시장을 교란시킨다는 지적을 받아온 보금자리의 이름을 ‘공공주택’으로 고치는 등 보금자리의 흔적 지우기에 나섰다.
이어 지난 1월 ‘보금자리주택 건설 등에 관한 특별법’을 ‘공공주택 건설 등에 관한 특별법’(공공주택법)으로 바꿨다. 철도부지 등을 활용한 행복주택 사업을 펼치면서 보금자리주택의 설 자리는 더욱 좁아졌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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