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72)의 갑작스러운 심장 질환으로 인해 대기업 총수의 건강 문제가 재계의 관심사로 부상했다. 평소 철저히 건강 관리를 받던 이 회장이 심폐소생술 등을 거쳐 현재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어 각계의 이목이 집중됐다.총수의 건강 악화는 기업경영의 중대 변수가 된다. 해당 기업의 주가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가 하면 경영권 승계 문제로도 이어지기 때문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이처럼 고령이나 형사사건 연루 등으로 인해 악화된 기업 총수들의 건강 상태가 ‘경영 걸림돌’이 되고 있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79)과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52)은 현재 암 투병 중이다.
지난 2010년 담낭암 말기 판정을 받아 절제 수술을 받은 조 회장은 최근 조세포탈 등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기소됐다. 20년 넘게 앓아 온 심장 부정맥 증상이 악화돼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다. 2011년 간암 3기 판정을 받은 이 전 회장은 간 이식을 받기 위해 대기 중이다.
고령에 수감 생활을 겪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62)도 건강이 좋지 않다. 출소 이후 신병 치료차 미국으로 출국해 한 달여간 지낸 뒤 최근 귀국한 김 회장은 서울대병원에서 통원치료 중이다. 폐질환과 당뇨가 악화되고 우울증과 섬망 증세 등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항소심 진행 중인 이재현 CJ그룹 회장(54)은 희귀질환 샤르코-마리-투스병(CMT)을 앓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8월 신장이식 수술을 받은 뒤 계속 면역 억제제를 투약하고 있으며 체중도 10㎏ 이상 빠졌다. 더구나 이달 초 구속집행정지 연장 신청이 기각, 서울구치소에 재수감돼 이 회장의 증세가 더 심각해지지 않을지 CJ그룹은 우려하고 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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