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성 기자 ] 이건희 회장이 에크모(ECMO·체외막산소화 장치) 없이도 정상적인 자가 호흡을 하고 있다. 최대 관건인 이 회장의 의식 회복 여부는 48시간 저체온 치료가 끝나는 13일 아침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전무)은 12일 "이 회장의 호흡을 보조하던 에크모를 곧 제거한다"며 "정확한 시간은 의료진이 파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이 회장이 에크모 도움 없이도 신체에 필요한 산소를 들이마실만큼 정상적인 자가 호흡이 회복됐다는 뜻"이라고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덧붙였다.
에크모는 체외막산소화장치로 심폐보조기다. 심폐소생술(CPR)을 받은 환자를 이송할 때 심장 기능이 일시적으로 떨어지는 응급 상황을 막기 위해 사용하는 장치다.
이 회장은 추가 이상 없이 삼성서울병원에서 치료 이틀째 밤을 보냈다. 정상적인 자가 호흡 능력은 되찾았지만 의식 회복 여부는 이르면 13일 아침 경 드러날 전망이다. 전날부터 시행된 24시간 저체온 치료가 이날 끝나면서 체온을 다시 높이는 추가 처치가 24시간 더 시행되기 때문이다.
이 팀장은 "1차 저체온 치료 효과를 검증한 뒤 이상이 없으면 다시 체온을 높여 의식을 회복시키는 24시간 추가 치료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저체온 치료 시 통증이 수반되기 때문에 진정제 등 약물을 통해 수면을 유도하는데 굉장히 효과적인 치료법"이라고 강조했다.
자가 호흡은 돌아왔지만 저체온 치료를 받고 있기 때문에 '깊은 수면상태'(deep sedation)에 빠져 있다. 저체온 치료는 체온을 낮춰 세포대사를 제한해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는 치료법이다. 혈류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던 인체에 혈액을 다시 흘려보낼 경우 활성화산소가 발생한다. 활성화산소는 세포 파괴 등 인체에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
이 회장의 건강이 더 악하할 경우를 대비해 비상 경영체제 돌입할 것이라는 일각의 예상과는 달리 당분간 급작스런 경영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급박했던 이 회장의 상태가 전날 안정을 찾으면서 삼성그룹은 비상 경영체제 전환 없이 정상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이 회장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예정대로 그룹 임원진들과 점심 미팅을 진행한다. 최지성 그룹 미래전략실장은 삼성서울병원과 서초사옥을 오가며 그룹 현안 안팎을 챙기고 있다.
삼성그룹 및 삼성전자 등 계열사도 월요일인 이날 오전 8시부터 통상적인 팀장급 회의 및 팀별 회의를 진행하며 정상 업무 활동을 벌이고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비상경영 체제 전환 등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그룹 전반적으로 정상적인 업무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트위터 @mean_R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