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公, 노후 지중케이블 교체·동서발전, 재난 컨트롤타워 신설…'세월호' 교훈…공기업, 안전대책 쏟아낸다

입력 2014-05-12 21:18  

불량설비 교체 등에 예산 증액


[ 심성미 기자 ]
2012년 3월 보령화력발전소 화재, 2013년 12월 삼천포 화력발전소 화재·구조물 붕괴, 2014년 4월 영흥화력발전소 화재….

국내 에너지 산업시설에는 매년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더 큰 재해가 또 터지지 말란 법도 없다. 세월호 참사로 사회 각 부분의 안전 불감증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주요 에너지 공기업들이 줄줄이 안전강화 대책을 강구하는 데 나섰다. 관련 예산을 늘리고 조직을 확대하고 전문가 중심의 재난조직을 만드는 것이 골자다.

◆동서발전, 122억원 추가 편성

공기업들이 1순위로 꼽고 있는 건 노후·불량 설비 교체다. 최근 전국 송·배전선과 변압기 송전탑 등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한 한국전력은 노후·불량 전선과 시설을 올 상반기 중 전량 교체하기로 했다. 관련 예산만 500억원을 투입한다. 한전 관계자는 “세월호 사건을 계기로 조금이라도 안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설비를 전량 수리하거나 바꾸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가스공사도 땅에 묻은 전력 케이블 중 상태가 불량한 것들을 골라내 전량 교체하기로 했다. 평택 액화천연가스(LNG) 저장탱크도 점검·정비하기로 했다. 동서발전은 발전자회사들 가운데 가장 많은 122억원의 추가 예산을 편성했다. 중부발전 역시 올 상반기 94억원의 예산을 들여 안전설비를 점검하고 소방용 밸브를 모두 교체하는 등 방재 장비를 보강하기로 했다.

◆컨트롤 타워 속속 신설

산업단지공단은 최근 산업단지안전위원회 밑에 있는 산업안전팀을 안전지원총괄팀으로 개편하고, 비상재난 관리팀을 신설했다. 이 두 팀에서는 산업단지 안전 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실태를 점검하는 업무를 총괄하게 된다. 서부발전도 재난, 소방, 유독물 안전 등을 통합 관리하는 재난 대책팀을 신설했다. 한국가스공사는 사업소장의 현장지휘 권한을 대폭 강화할 예정이다. 재난 심각 단계의 발령권자를 부사장에서 사업소장으로 바꿀 계획이다. 현장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지휘하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다. ‘선조치-후보고’시스템도 도입하기로 했다. 재난이 발생하면 보고에 시간을 허비하느라 초기 대응이 부실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 직후 재난관리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야 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던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부 전문가도 영입

재난 전문가들도 집중 육성한다. 장주옥 동서발전 사장은 “재난·안전 부문의 컨트롤 타워를 만들기 위해 오는 7월부터 안전 전문가들을 양성하는 사내 교육코스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동발전도 올해부터 연간 2억원씩을 들여 기업재난 관리사 양성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 남동발전 관계자는 “발전 회사 안에 안전 관련 전문가들이 없는 게 사실”이라며 “발전사 시스템에 맞게 전문가 집단을 양성해 사업소별로 최소 5명 이상의 재난관리 전문가를 둘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수력원자력과 석유공사 등도 기존 안전부문 인력배치를 재점검하면서 외부에서 전문가들을 영입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세종=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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