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시리즈 스마트폰 시장서 선전
2014년 세계시장 점유율 10% 목표
[ 김현석 기자 ]
애플이 아이폰을 내놓은 지 3년이 흐른 2010년. 애플은 세계 피처폰 시장을 스마트폰으로 바꿔놓으며 세계 IT 선도업체로 나섰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를 내놓으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러나 LG전자는 변변한 스마트폰을 내놓지 못하면서 ‘프라다폰’ 등 과거 피처폰 시절의 영광을 추억으로만 곱씹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해 10월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부회장이 LG전자 부회장으로 전격 취임했다. 구 부회장은 스마트폰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발벗고 나섰다. 그 결과물은 취임 이후 약 2년 만인 2012년에 나왔다. LG전자는 그룹 계열사의 역량을 총집결한 ‘G폰’을 출시하면서 스마트폰 경쟁에 본격적으로 가세했다.
G폰 출시 이후 지난해 G프로, G2, 커브드 스마트폰 G플렉스 등 연이은 프리미엄 제품을 내놓으면서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의 존재감은 점차 각인됐다. 특히 G2는 지난해 9월 출시한 이후 4개월 만에 300만대 판매를 돌파하는 등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본격적인 부활을 알린 제품으로 꼽힌다.
LG전자 제품의 경쟁력이 높아지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운영체제(OS)를 만드는 구글도 LG전자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새로운 안드로이드 OS인 4.4(킷캣) 버전을 처음으로 탑재한 제품이 LG전자가 만든 넥서스5였다. 또 기존 제품의 OS 업그레이드 역시 LG전자가 가장 빠른 점도 LG전자의 스마트폰 시장 내 위상이 달라진 점을 증명하고 있다.
하지만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은 아직 점유율 상승과 수익성 개선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안고 있다. 지난해 판매량이 2012년보다 두 배 늘어난 약 4800만대를 기록하며 외형적인 성장은 이뤘지만, 수익성과 점유율에서는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LG전자의 시장점유율은 4~5%대다. 정도현 LG전자 사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시장점유율이 10%는 돼야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G2를 출시, 대대적인 마케팅 투자를 집행하면서 점유율은 증가했지만 수익은 늘지 않고 있다. 올 1분기에도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는 88억원의 적자를 냈다. 지난해 3분기 797억원, 4분기 434억원에 이어 3분기 연속 적자를 낸 것이다.
LG전자는 지금은 수익보다는 점유율 등 토대를 만들어야할 때라고 밝힌다. 그러나 기업은 결국 수익을 내야하는 만큼, 올해는 수익측면에서도 성과를 거둬야 시장에 신뢰를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LG전자 관계자는 “올해는 스마트폰 사업을 통해 본격적으로 수익을 올리는 원년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올해를 ‘LG전자 스마트폰 수익 원년’으로 만들 제품이 5월 말 또는 6월 초 출시될 차기 스마트폰 ‘G3’다. LG전자는 올해 1분기까지 3분기 연속 적자였던 휴대폰 부문이 G3 출시를 계기로 흑자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지난달 29일 열린 2014년 1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회사 측은 “5월 말이나 6월 초쯤에 G3를 출시해 한국 시장을 필두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도현 사장은 “G시리즈를 내놓기 전에는 제대로 된 스마트폰이 준비가 안돼 어려움을 겪은 게 사실”이라며 “G2 이후로 고객 인식이 좋게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 2분기 내에 차기작인 G3를 출시할 예정”이라며 “언제 흑자로 전환된다고 말을 할 수는 없겠지만 제품력이 상당히 회복했다고 보고 마케팅 투자를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시장점유율이 10% 정도만 간다면 상당히 의미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 사업본부의 박종석 사장은 “스마트폰 G2가 출시됐을 때 투입했던 마케팅 비용을 보면 당시 수익성이 악화됐지만 그 이후에는 북미 시장에서 G2 매출이 늘어나는 등 마케팅 효과가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G3에는 삼성전자가 11일 글로벌 공식 출시한 ‘갤럭시S5’의 풀HD(1920×1080) 화질보다 두 배 더 좋은 QHD(2560×1440) 해상도의 디스플레이가 장착되는 등 최고 기술 수준의 부품들이 탑재될 예정이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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