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올해 경영화두는 ‘마하 경영’이다.2006년 3월 이건희 회장이 전자계열사 사장단과의 전략회의에서 처음 화두로 제시한 마하경영은 지난해 말 사장단 워크숍 이후 전사적으로 전파되고 있다.
마하경영은 근본 체질과 구조를 완전히 바꾸자는 것이다. 제트기가 음속(초당 340m=1마하)을 돌파하려면 비행기 설계도는 물론 엔진 소재 부품 등을 모두 바꿔야 하듯 글로벌 선진기업을 앞지르기 위해서는 마하 1이 아니라 최소한 마하 2~3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은 2010년부터 바이오·제약, 의료기기, 2차전지 등을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선정하고 과감한 연구개발(R&D)을 통해 지속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지금까지 미래 먹거리 육성에 쏟아부은 돈만 23조3000억원에 이른다. 바이오·제약에 2조1000억원, 의료기기 1조2000억원, 자동차용 전지 5조4000억원, 발광다이오드(LED) 8조6000억원, 태양전지 6조원 등이다.
1등 제품의 초격차 더 벌린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TV, 반도체 등 기존 1등 제품은 2등 제품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고, B2B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4월 출시한 갤럭시S5는 출시 25일 만에 100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삼성전자 휴대폰 가운데 가장 짧은 기간에 이룬 성과다. 이전 제품인 갤럭시S4가 27일, 갤럭시S3는 50일 만에 10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갤럭시S와 갤럭시S2는 각각 7개월과 5개월이 걸렸다.갤럭시S5의 판매 속도를 높이기 위해 전 세계 125개국에서 동시 판매한 전략이 주효했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까지 판매국가를 150개로 늘릴 예정이다.
TV도 선전하고 있다. 지난 2월 커브드 초고화질(UHD) TV를 선보였던 삼성전자는 미국 최대 가전유통업체 베스트바이 매장에 숍인숍 형태의 단독 체험공간 ‘삼성 엔터테인먼트 익스피리언스’를 개장해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지난해 일본 소니가 주도하던 UHD TV시장에서 삼성은 커브드 TV를 내세워 지난 1분기 45.9%의 점유율로 소니(38.7%)를 눌렀다. 미국 전체 TV시장에서도 지난 1분기 35.5%의 점유율을 기록, 두 분기 연속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삼성전자는 세계 1위 하드웨어 라인업을 앞세워 B2B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B2B지원센터를 2012년 말 글로벌B2B센터로 확대해 상업용 디스플레이, 프린터, 시스템 에어컨, 의료기기 등과 세계 1위 스마트폰 경쟁력을 결합해 기업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없던 시장 만들어 가치 창출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PCB(인쇄회로기판), 카메라모듈 등 핵심 전자부품 계열사인 삼성전기는 ESL(전자가격표시기) 등 신사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SL은 슈퍼마켓 등 매장에서 상품정보를 표시해주는 디지털장치다. 일일이 수작업으로 가격표를 붙일 필요가 없어 실시간으로 가격을 조정할 수 있고, 제품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최치준 삼성전기 사장은 “향후 3~4년 내에 ESL을 조단위 사업으로 키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기는 글로벌 대형 유통전시회 등에 꾸준히 참여하며 유럽을 비롯한 전세계 유통시장을 공략해 시장을 확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지난 2월 의미 있는 마케팅 성과를 거뒀다. 8억달러 규모의 알제리 티미문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 이 수주전에는 유럽 일본 등 선진업체들이 참여했고 삼성엔지니어링은 국내업체로는 유일하게 참여해 수주에 성공했다. 여기에는 2009년 26억달러 규모의 알제리 스킥다 정유플랜트 사업이 인연이 됐다. 당시 삼성엔지니어링은 스킥다 정유 공장의 가동 중단 없이 증설 플랜트를 기존 플랜트와 연결해달라는 조건을 새로운 설치 방식으로 해결해 역량을 인정받았던 것.이번 수주 성공에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보안업체 에스원도 해외시장 진출에 적극적이다. 국가 주요기반시설과 군사시설, u시티, 네트워크 보안 등 고객의 안전을 지키고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는 다양한 보안솔루션 제품으로 동남아 중동 등의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라크 SECL 바드라 플랜트 보안사업 프로젝트, 몽골 울란바트르 공항 프로젝트, 쿠웨이트 KNPC 외곽안보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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