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연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로 알려진 ‘삵 (Leopard Cat)’이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북한산에서도 산다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1968년 무장공비 김신조 일당의 침투로인 북한산 우이령 지구에서 멸종위기종 2급 ‘삵’의 동영상을 처음 촬영했다고 5월 13일 밝혔습니다. 이 곳에 설치된 7대의 무인카메라에 삵이 찍힌 것입니다. [위 이미지 =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2010년 북한산 자연자원 조사에서 삵의 배설물을 찾은 데 이어 4년 만에 마침내 ‘실체’를 확인한 셈입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특히 이번에 존재가 확인된 삵은 13년 전인 2001년 자연자원 조사에서 얻은 결론인 ‘북한산의 생태계 특성상 삵이 살기 어렵다’는 판단을 뒤집은 것이라 더욱 주목받습니다.
우이령길에 대한 샛길통제 등을 통해 자연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보존해온 덕분에 얻은 결과물이라는 평가입니다.
삵은 고양이과 야생 동물 가운데 몸집이 가장 작은 편입니다. 주로 쥐나 새를 잡아먹고 삽니다. 호랑이 같은 맹수가 없는 우리 생태계에서 최상위 포식자 위치를 차지합니다.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로 지정돼 보호 받고 있는 형편입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측이 이번에 삵의 존재를 확인한 우이령은 일명 ‘소귀고개’로 불립니다. 서울 강북구 우이동과 경기 양주시 장흥면 교현리 사이에 위치하고 있으며 북한산과 도봉산을 연결하는 오솔길 입니다.
우이령(牛耳嶺) 이란 이름이 붙은 건 이 고개가 ‘마치 소의 귀처럼 길게 늘어졌다’고 한데서 유래했습니다. 이곳은 거의 40년여간 폐쇄됐다 5년여 전인 2009년 7월 제한적으로 일반에 다시 개방됐지요.
우이령길은 1968년 1월 21일 김신조 등 북한 공작원 31명이 청와대를 습격하기 위해 이 길을 통해 침투한 뒤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됐습니다. 이 때문에 서울에서 양주시 까지 가기 위해선 의정부를 돌아서 가야하는 불편이 따랐다고 합니다.
우이령길이 개방될 당시 폐쇄된 기간 잘 보존된 자연환경이 파괴될까 우려, 이용객을 하루 1000명 (서울 우이동 500명, 양주시 교현 500명)으로 제한해 이용하도록 했습니다.
이 같은 이유로 우이령길은 목책 경계선을 쳐 숲이나 개울가로 들어 가는 걸 금지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생태계 보전이 비교적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요. 그 결과, 멸종 위기에 처한 ‘삵’이 사는 곳이란 이름도 얻게 됐습니다.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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