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준영 기자 ]
14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제46회 한·일경제인회의’에서는 ‘제3국 공동진출’이 양국 경제협력을 위한 주요 방안으로 제시됐다. 신흥시장에서 에너지 자원 개발과 건설프로젝트를 따내기 위해 과당경쟁을 벌이기보다는 양국의 강점을 결합해 시너지를 창출하자는 것이다. 양국 재계 대표들은 “정치·외교관계가 어려울수록 경제·문화·인적 교류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윤 한일경제협회 회장(삼양홀딩스 회장)은 개회사에서 “최근 한·일 기업 간 협력 범위가 양국 간 협력에서 제3국 공동 진출처럼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한·일 양국이 서로의 장점을 잘 활용해 협력한다면 해외에서 과당 경쟁을 피하면서 양국에 이익이 되는 성공 사례를 하나하나 확대해 나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사키 미키오 일한경제협회 회장(전 미쓰비시상사 회장)도 “에너지 자원 및 인프라 개발 프로젝트에 공동 진출해 윈-윈(win-win)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양국 정부의 폭넓은 지원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기조연설에서 한·일 협력관계의 질적 전환을 통한 윈-윈 방안을 제안했다.
허 회장은 “한·일 경제협력 단계가 한국이 일본으로부터 기술을 이전받거나 투자를 유치하는 1세대, 중국 부상 이후 동북아 산업 내 분업관계인 2세대를 거쳐 선의의 경쟁과 협조를 통한 3세대 관계로 발전했다”며 “이제는 서로의 장점을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4세대 협력관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 회장은 “차세대 에너지, 스마트시티 등 신성장산업 분야에서 두 나라의 강점을 결합하는 협력이 가능할 것”이라며 유럽연합(EU)의 ‘유레카’ 같은 공동 연구 프로그램을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양국 기업인들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위한 협력에 대해서도 공감했다.
김 회장은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중단된 상황에서 한국의 TPP 참여는 궁극적으로 한·일 FTA를 체결하는 효과를 발생시킴으로써 한·일 간 교역 확대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사키 회장은 “한국이 TPP 협상 참여에 대해 긍정적 검토에 들어간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도쿄=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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