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좋은 생각이라도
일상생활에 적용할 수 있어야
공유가치 창출 시스템화
경영자의 확고한 의지 필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을 위해 공유가치창출(CSV:Creating Shared Value)이 필요하며, CSR의 지속적 실천을 위해 CSV 경영을 해야 한다. 공유가치경영에 대한 설명을 듣고서도 ‘의미는 알겠는데 그래서 무엇을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라고 반문한다. 아무리 좋은 생각이라도 일상생활에 적용할 수 없다면 사상누각에 그칠 것이다. CSV 경영의 바람직한 추진을 위한 네 가지 단계는 다음과 같다.
먼저 누구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기업의 이해관계자는 내부고객, 협력회사, 외부고객, 지역사회, 국가인류 다섯 가지로 볼 수 있다. 가치제공의 대상이 되는 이해관계자는 하나일 때도 있고 둘 이상일 때도 있다. 가치는 니즈(needs)와 원츠(wants)의 합이라고 할 수 있다. 니즈는 ‘배가 고프다’는 것이고 원츠는 ‘자장면이 먹고 싶다’는 것이다. 자장면을 원하는데 짬뽕을 주면 먹지 않는 경우도 생긴다. 종종 공급자는 가치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고객은 가치를 못 느끼는 경우도 많다. 내부고객은 퇴직 후 안정된 생활, 협력회사는 지속적 매출 향상과 회사 발전, 외부고객은 좋은 품질의 상품을 싸게 살 때, 지역사회는 삶의 질 향상, 국가인류는 안전과 행복의 실현 등에서 가치를 느낀다.
공유가치가 되게끔 기업목표를 고려하는 것이 두 번째다. 기업의 목표는 생존을 위한 경쟁력 제고에 있다. 기업경쟁력은 연구 개발력, 제조 경쟁력, 마케팅 경쟁력으로 나뉜다.기 업의 이해관계자에게 제공하는 가치가 공유가치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기업 경쟁력 향상에 기여하는 활동이어야 한다. 삼성전자는 기업 경쟁력 요소를 잘 관리해 세계 초우량기업의 기틀을 만들었다. 과감한 시설투자와 해외 우수인력 유치로 1992년 64메가 D램을 개발, 20년 먼저 사업을 시작한 일본을 추월했다. 결정적으로 일본의 허를 찌른 것은 64메가 생산라인에서 256메가 생산을 성공시킨 라인 업그레이드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장비중심 반도체산업에서도 획기적인 제조능력의 차별화가 가능함을 보여주었다.
생산 인풋요소인 4M(Man, Machine, Material, Method)과 그 결과물인 생산성, 품질, 코스트, 납기, 안전, 모랄의 관리로 기업 경쟁력의 토대를 구축한 것이다. 마케팅 경쟁력도 시장점유율, 고객만족도, 브랜드 파워 등의 평가항목을 잘 관리함으로써 향상된다. 기업목표 달성을 위한 공유가치 창출은 특별한 활동이 아니다. 기업에서 하고 있는 일상적인 활동이다. 모기업의 협력사 현장교육 지원은 품질 향상과 안정된 제품 공급에 도움이 된다. 지역사회 재난구조 활동은 임직원의 안전의식 제고와 회사에 대한 자긍심 고취로 사기 진작의 효과가 있다. 국군 장병 위문품 지원이나 사회 저소득층 자녀에게 지급하는 장학금 등의 사회공헌 활동도 기업 이미지를 높여 브랜드 자산 제고에 기여한다. 기업목표가 애매한 사회공헌 활동도 있지만 모든 사회공헌 활동이 공유가치 창출이 아니라고 하는 것은 편협한 시각이다.
세 번째는 핵심역량을 중심으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다. CSV의 지속 추진을 위해서는 강점을 강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핵심역량을 기반으로 공유가치를 만들어 낸다면 금상첨화다. 핵심역량이란 ‘수익 창출에 크게 기여하고 있고, 쉽게 모방이 어려운 능력’이다. 암웨이의 핵심역량은 글로벌 유통채널과 마케팅 경쟁력이다. 한국암웨이는 1998년부터 ‘원포원(One for One)’으로 명명된 중소기업과의 상생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중소기업의 우수한 제품 및 기술을 글로벌 유통채널을 통해 수출하게끔 지원하는 공유가치창출 활동이다.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세제류, 개인용품, 주방용품 및 국내 기업과 파트너십을 이룬 원포원 제품까지 약 1000여종의 생활용품을 직접 생산하고 판매하면서 생겨난 마케팅 경험은 다양한 형태의 사회공헌 활동으로 접목시킨다. ‘원포원 착한가게’는 중소기업과의 상생 프로젝트인 ‘원포원’에서 발전했다. ‘사회적 기업+회원+소비자’가 함께 실천하는 착한 소비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마지막으로 CSV 경영을 시스템화하는 것이다. CSV 경영에 대한 경영자의 의지를 확실하게 선언해야 한다. 품질경영이 모든 경영활동에서 이익이 줄더라도 품질을 떨어뜨리는 행위를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처럼, 앞으로 공유가치 창출이 모든 의사결정의 우선 순위에 있다는 것을 주지시키는 것이다. 인프라 구축을 위해 CEO 직속 조직을 만들고 전담인력을 충원하는 것도 필요하다. 전담인력은 홍보담당자 이외에 마케팅전략 업무경험자도 포함시키는 것이 좋다. 다음으로 지금 진행하고 있는 사례의 유형을 분석하고 문제점을 발굴행 실행방안을 수립한다. 업무 프로세스에 CSV 경영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반영, 개인의 호불호로 일이 추진되지 않도록 결재단계를 단순화한다. 연 2회 정도 성과가 있었던 부분과 성과가 나지 않았던 부분을 분석, 그 원인과 결과를 공식적인 사내 발표대회를 통해 공유하고 잘 추진된 사례는 최고경영자가 직접 격려한다. 누구나 아는 만큼만 움직이므로 임직원 대상의 체계적인 교육도 필요하다. 사업계획 수립 시 CSV 경영 관점의 내용을 포함시키도록 하고, 평가기준을 만들어 우수 활동부서와 개인은 인사고과에도 반드시 반영한다.
혁신활동을 뿌리를 내리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CSV 경영을 단계별로 추진한다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김길환 < 한국마케팅협회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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