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업황 전망
은행업종은 올해 연초 이후 코스피지수 대비 -8.2%의 저조한 주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이는 당초 기대보다 실망스러운 1분기 실적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3% 감소했다. 자기자본순이익률 (ROE)은 3.6%로 2009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은행의 실적이 이처럼 저조한 원인으로는 순이자마진 축소로 인한 이자이익 감소와 투자주식에 대한 손실 증가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 내수 경기 회복 및 은행들의 수익성 회복이 점차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은행업종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도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최근 은행업과 관련된 지표들을 살펴 볼 때 은행의 펀더멘털이 개선될 여지는 오히려 점증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수익성 개선’ 내수 경기 회복이 관건
우선 내수 경기의 점진적 회복이 이뤄질 경우 은행의 이자이익 증가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한다. 은행들은 신용도가 낮으나 금리가 높은 중소기업 대출 비중을 늘리는 선택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기업의 설비투자 및 운용자금에 대한 대출 수요가 늘어나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기업들의 현금 흐름 개선으로 인해 부도위험이 감소해 은행들의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태도도 완화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이러한 모습은 2005~2006년의 내수경기 회복 국면에서 이미 확인된 적이 있다.
여기에 내수 경기 회복을 위한 핵심으로 떠오르는 부동산 시장의 점진적 회복세가 작년을 기점으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부동산 임대시장의 구조적인 변화가 시작된 점이 중요하다.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는 것이 주택시장 회복의 촉매제로서 역할을 하는 모습이다.
그 결과, 금융위기 이후 침체를 겪어오던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의 반등세와 더불어 거래량 증가가 지속되고 있다. 미분양 재고가 빠르게 줄어들면서 분양 시장의 활기도 나타나고 있다. 물론, 최근 정부의 월세 과세 방침으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투자심리 위축에 대한 우려가 커지긴 했다. 하지만 여전히 임대사업자 입장에서는 급격히 떨어진 예금 금리를 감안할 때 월세 수익률이 전세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와 같은 부동산 시장의 회복세는 당분간 지속될 여지가 크다고 판단한다.
또 대손충당금 비용도 점진적으로 개선될 여지가 커지고 있다. 최근 1분기 실적에서 상당수 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비율 및 자산건전성 지표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은행을 중심으로는 부실채권 매각 및 상각이 전분기 대비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산건전성 비율이 개선되는 모습까지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월별 은행의 신규연체 규모는 3월 중 1조9000억원으로 전년 평균 2조5000억원 및 1월 2조2000억원, 2월 2조원에 비해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물론, 일각에서는 기업들에 대한 상시신용평가에 따른 우려가 여전히 남아있다. 그러나 우려와 달리 실제 시중은행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 조선, 해운 등 위험산업으로 분류되는 기업들과 관련해 시중은행은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인 부채축소(디레버리징)를 통해 위험노출(익스포저)을 줄여왔기 때문이다.
영업 일수 늘어나고 대출 성장세 회복
더 나아가 내수 경기 회복이 본격화될 경우 은행들은 일부 대손 충당금 환입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2008년부터 장기간의 경기 침체가 이어짐에 따라 은행들도 여느 때와 달리 대규모 대손 비용을 인식해왔다. 이 중 일부가 상각채권 추심 등을 통해 환입될 경우 은행들의 수익성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2분기 중 은행업의 이자이익 중심으로 실적 턴어라운드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우선 올 1분기에 감소했던 영업일수가 회복되는 효과가 긍정적으로 기여할 전망이다. 또 대출 성장세 회복이 두드러지고 있다. 4월 중 은행의 원화대출은 총 12조4000억원 증가했는데 (전월 대비 1.1%), 이는 월중 증가액 기준으로는 2009년 6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그리고 1분기에 하락했던 순이자마진(NIM)도 다시 반등할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2분기 중에 만기 도래 예정인 총 7조1000억원의 고금리 후순위채가 당초 평균 7% 금리에서 현재 금리 수준으로 차환되면 조달비용률이 개선돼 NIM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재우 < <a href=http://sise.wownet.co.kr/search/main/main.asp?mseq=419&searchStr=016360 target=_blank>삼성증권 연구위원 jaewoo79.kim@samsu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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