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윤 기자 ] “5년이나 10년 후에 회사가 어떤 모습일지 가늠할 수 없다.”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사진)이 2012년 10월 미국 경제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버라이즌 같은 통신주를 살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자 내놓은 대답이었다. 그러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15일(현지시간) 공개한 벅셔해서웨이의 보유 주식 신고현황(1분기 말 기준)에 따르면 버핏 회장은 지난 1분기 중 버라이즌 주식 1100만주를 신규 매입했다. 이날 종가를 기준으로 한 평가액은 5억2870만달러에 달한다.
버핏 회장은 ‘가치투자의 대가’로 유명하다. 경기상황, 모멘텀보다 회사의 본질적인 가치 대비 주가가 낮은 종목을 사들여 장기 보유함으로써 이익을 내왔다. 정보기술(IT)주처럼 부침이 심한 종목은 멀리했다. 버핏 회장이 버라이즌 주식을 샀다는 소식에 증시 관계자들이 주목한 이유다.
블룸버그는 버핏 회장이 ‘변심’한 것은 버라이즌이 최근 현금 흐름이 좋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버라이즌은 자회사 버라이즌 와이어리스 지분을 추가로 샀다. 영국 통신회사 보다폰이 들고 있던 것이다. 버라이즌은 1300억달러를 썼지만 중장기적으로 현금 흐름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버라이즌은 미국 S&P500지수에 포함된 우량 기업 중 배당수익률이 24번째로 높을 정도로 배당을 많이 해왔다. 블룸버그는 “매년 보다폰이 가져가던 배당금을 아낄 수 있게 됐다는 점에 버핏 회장이 주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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