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엔당 원은 최저 962원
[ 마지혜 기자 ] 국내 경제전문가들은 올 상반기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1000원 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원·달러 환율이 반등할 시점으로는 올 하반기가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한국경제신문이 국내외 은행과 증권사, 경제연구소 이코노미스트로 구성된 ‘한경이코노미스트클럽’ 회원을 대상으로 지난 16일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19명이 내다본 원·달러 환율 하단선 평균치는 1002원이었다. 가장 많은 응답자(47%·9명)가 ‘달러당 1000원’을 올해 원·달러 환율의 하단선으로 봤다. 1000원 선을 깨고 900원대로 내려갈 수 있다고 점친 전문가는 26%(5명)였다.
이처럼 급격히 떨어진 원·달러 환율이 오름세를 탈 시점으로는 전체의 79%(15명)가 올 하반기를 꼽았다. 응답자 과반인 53%(10명)가 올 4분기, 26%(5명)가 올 3분기를 환율 반등 시점으로 지목했다. 원·달러 환율 상단선 평균치는 1055원40전으로 조사됐다. 김선태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거시금융팀장은 “미국이 4분기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을 끝내고 금리인상 논의를 재개하면 달러 강세압력이 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응답자 21%(4명)는 환율이 올해 반등할 가능성이 낮고 당분간 하향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계엽 IBK경제연구소 경제분석팀장은 “북한 핵실험 등 원화가치를 떨어뜨릴 만한 외부 변수가 특별히 없는 한 원·달러 환율은 하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이 금리인상 등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서더라도 긴축정책으로 급격히 방향을 틀 가능성은 낮아 위험자산 선호 확대로 원·달러 환율 하락세를 강화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고공행진하는 경상수지 흑자도 환율 하락세에 지속적으로 힘을 실을 요인으로 꼽혔다.
원·엔 재정환율 범위 전망치는 100엔당 962원30전~1037원으로 조사됐다. 물가상승률과 실질임금 인상률이 일본 정부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이 높아져 엔화 약세가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올 하반기 미국이 양적완화 정책을 종료하면 엔화 대비 달러화 강세가 더 커지는 점도 엔화의 약세 폭을 키워 원·엔 재정환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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