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골퍼, 日서 펄펄 날고…美선 맥 못추고

입력 2014-05-19 20:50   수정 2014-05-20 05:10

해외파, 올 시즌 성적 '희비 쌍곡선'

김형성·이보미, 日투어 남녀동반 상금랭킹 1위
美 LPGA투어선 11개 대회째 우승 소식 '감감'



[ 한은구 기자 ]
한국 프로골프 선수들이 일본에서 강세를 보이는 반면 미국에서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며 무기력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보미는 지난 18일 막을 내린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호켄마도구치레이디스(총상금 1억2000만엔)에서 우승하며 개인 통산 6승째를 따냈다. 한국 선수들은 올해 JLPGA투어에서 3승을 합작했다. 반면 19일(한국시간) 막을 내린 미국 LPGA투어 킹스밀챔피언십(총상금 130만달러)에서 한국 선수들은 또다시 우승에 실패하며 올 시즌 열린 11개 대회에서 한 차례도 우승컵을 안지 못했다.

○일본 남녀 투어 동반 상금랭킹 1위

이보미는 우승 상금 2160만엔(약 2억1000만원)을 받아 시즌 상금 5622만엔으로 2위 나리타 미스즈(일본·3858만엔)를 1764만엔 차로 제치고 상금랭킹 선두로 나섰다. 한국 선수들은 JLPGA투어에서 2010·2011년 안선주, 2012년 전미정 등 3년 연속 상금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지난해에는 안선주가 상금랭킹 4위에 오른 것이 최고였으나 올해 다시 상금왕 등극을 노리게 됐다.

일본 남자 투어에서도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김형성(34·현대차)은 이달초 열린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더크라운스’(총상금 1억2000만엔)에서 우승하며 일본 투어 상금랭킹 1위에 올랐다. JGTO에서 한국 선수가 상금왕에 오른 것은 2010년 김경태, 2011년 배상문 등 두 차례 있었다. 지난해 일본의 ‘샛별’ 마쓰야마 히데키에 이어 상금랭킹 2위에 오른 김형성은 한국 선수로는 세 번째 상금왕을 노리고 있다.

이보미와 김형성 외에도 일본 여자에서는 안선주가 상금랭킹 4위, 이에스더가 9위를 달리고 있으며 남자는 장익제가 6위, 박상현이 8위에 올라 상위 10위 안에 각각 3명의 한국 선수가 포진했다.

○미국 LPGA투어 최악의 해 우려

그동안 주력 무대였던 미 LPGA투어에서 한국 선수들의 성적표는 초라하다. 미 LPGA투어에서 한국 선수가 상금왕에 오른 것은 2009년 신지애, 2010년 최나연에 이어 2012년과 2013년 박인비의 2연패 등 모두 네 차례 있었다.

하지만 현재 상금랭킹 상위 10위 가운데 박인비만 유일하게 7위에 올라 있을 정도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박세리가 미국에 진출하기 시작한 1998년 이후 한국 선수들이 3승 이하로 최악의 시즌을 보낸 것은 2000년(2승)과 2011년(3승) 두 차례였다.

미국은 리젯 살라스(25)가 킹스밀챔피언십에서 최종합계 13언더파 271타로 청야니(대만), 렉시 톰슨, 세라제인 스미스(이상 미국)를 4타 차로 제치고 생애 첫 우승컵을 안으며 올 시즌 11개 대회 가운데 6승을 가져갔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남자들은 노승열이 취리히클래식에서 우승하며 모처럼 상승세를 탔으나 그걸로 끝이었다. 노승열은 우승 이후 2개 대회에서 커트 탈락과 최하위에 머물렀고 지난 주말 끝난 HP바이런넬슨챔피언십의 디펜딩 챔피언 배상문은 커트 탈락의 수모를 당했다. 이 대회에서는 브렌든 토드(미국)가 최종합계 14언더파 266타로 마이크 위어(캐나다)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일본 상금 수입, 미국 추월할 수도

지난해 ‘해외파 골퍼’들이 미국 남녀 투어에서 번 상금 총액은 1727만3728달러였다. 미국 LPGA투어에서 1239만4991달러를 획득했고 미국 PGA투어에서 487만8737달러를 벌어들였다.

미국 투어는 2009년 1998만8054달러(여자 1415만4939달러·남자 583만3115달러), 2010년 1813만달러(1306만달러·507만달러), 2011년 1950만88달러(991만2259달러·958만7829달러), 2012년 2033만2938달러(1409만9066달러·623만3872달러) 등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하다가 지난해 하향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박인비가 미 LPGA투어 메이저대회 3연승 등 6승을 올리며 맹활약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5년 내 가장 낮은 수입을 기록했다.

일본은 2009년 7억5170만엔(여자 5억4804만엔·남자 2억366만엔), 2010년 11억3092만엔(7억5372만엔·3억7720만엔), 2011년 13억1502만엔(6억9791만엔·6억1711만엔)의 상금 수입을 올린 데 이어 2012년 15억1494만엔(8억7217만엔·6억4277만엔)으로 역대 최고 수입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남자 6억6674만엔, 여자 6억5430만엔 등 총 13억2104만엔에 그쳐 2012년의 수입에 못 미쳤으나 올해 역대 최고 수입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남녀 선수들의 전체 상금 수입이 사상 처음으로 미국을 추월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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