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작용한 결과라는 시각이 있는 반면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을 염두에 둔 삼성그룹주 움직임이 상승을 주도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 전문가들은 "어느 쪽에 무게를 두고 시장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차이가 크다"며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20일 오전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소폭 하락하긴 했지만 2000선 중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오전 10시56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9.91포인트(0.49%) 떨어진 2005.23을 기록하고 있다. 전날까지 이틀 연속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김도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장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정확한 관점이 필요한 때"라며 "최근 코스피 급등은 '경기'나 '유동성'과 같은 큰 흐름이 아니라 '지배구조'나 '주주친화정책' 등의 테마를 중심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 이들 테마와 연관된 종목들의 시가총액 비중이 크기 때문에 전체 지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들이 지배구조 이슈가 불거진 삼성그룹주를 '편식'한 것이 코스피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외국인들은 지난 13~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4000억 원어치를 사들였는데 이중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 3개사만 7735억 원 어치를 샀다.
김 연구원은 "이같은 성장 동력(모멘텀) 지표도 서서히 과열권에 진입하고 있다"며 "지수 상승이 이어지기엔 전체 시장의 체력이 다소 약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와 달리 동양증권과 우리투자증권 등은 글로벌 경기 회복이 지수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고보고 2000선 안착을 기대했다.
민병규 동양증권 연구원은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코스피 지수를 바라보는 이면엔 과거 2000선 안착 실패 경험에서 생겨난 불안감이 자리하고 있지만 이는 걱정할 것이 못 된다"고 말했다.
과거엔 미국, 유로존과 같은 주요국 경제 둔화 여파가 코스피의 상승세를 꺽었지만 현재는 다른 상황이란 설명이다.
민 연구원은 "현재 미국은 완연한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고, 중국 경제에 대한 시장 기대치는 이미 상당 부분 하락했기 때문에 더이상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 역시 경기부양책을 실행 할 의지가 있음을 시사함에 따라 오히려 호재로 인식 될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 분석이 엇갈림에 따라 투자 전략을 짤 때 한층 유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회복 기조에 대한 신뢰감이 뒷받침되고 있다"면서도 "종목별 대응에 있어선 주의가 필요해보인다"고 조언했다.
이어 "최근과 같은 시가총액별 주가 차별화 현상은 고착화되지 않을 것"이라며 "조정을 활용해 우량 중소형주의 저가 매수 기회를 노리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호적인 시황을 토대로 낙관적 시각을 유지하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있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경기 모멘텀 강화와 유럽의 추가 경기 부양정책 시점 등을 명확하게 확인하는 등 주요 이벤트와 경제지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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