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애플 모멘텀에 힘입어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수준)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선진 시장 경기 회복에 따른 TV 수요 증가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 화면 크기 커진 아이폰6, LGD 이익 모멘텀↑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00원(0.72%) 오른 2만79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 회사 주가는 애플 효과에 대한 기대감으로 올 들어 이날까지 11% 넘게 상승했다. 3월 이후로는 17% 이상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애플이 올해 더 커진 아이폰을 통해 제2 전성기를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며 LG디스플레이가 최대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애플 아이폰, 아이패드에 액정표시장치(LCD)패널을 공급하는 최대 부품사 로 이 회사 매출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은 20%를 넘는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9월께 화면 크기가 기존 4인치에서 4.7인치, 5.5인치로 확대된 두 가지 모델의 아이폰 신제품을 내놓을 예정.
화면 크기가 커지면 패널 공급업체들은 출하량 증가와 평균 판가 인상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어규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 전성기는 곧 LG디스플레이 전성기로도 볼 수 있다"며 "아이폰 신제품 효과로 LG디스플레이 애플향 매출은 전년보다 90% 이상 증가, 눈에 띄는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아이폰6부터는 경쟁사(재팬디스플레이, 샤프)대비 LG디스플레이 패널 공급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미 중소형 패널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12년과 2013년 각각 1조2000억 원, 8000억 원을 투자해 구미 P6라인을 아이폰에 쓰이는 '저온폴리실리콘'(LTPS)으로 전환했다.
6세대 P6라인은 기존 4.5세대 AP2라인 대비 원판 기준 4배 이상의 아이폰을 한번의 공정으로 양산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올해 LG디스플레이 아이폰 패널 출하량은 8000만 대 이상, 점유율은 41% 수준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어 연구원은 "현재 LG디스플레이 주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R) 0.9배 미만에 불과하다"며 "하반기 실적 개선에 대비해 지금 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이폰 화면 크기가 커지면 판매량 증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아이폰에 대한 기대감이 LG디스플레이 밸류에이션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월드컵 앞두고 TV 수요 증가…패널 업황 개선
선진 시장을 중심으로 TV 업황이 개선되고 있단 점도 LG디스플레이에 우호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기가 서서히 살아나는 시점에서 브라질 월드컵 등 스포츠 이벤트가 예정돼 대형 TV 판매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TV 수요가 증가하면서 패널 가격은 지난 3월 15개 월만에 반등했다.
정 연구원은 "스포츠 이벤트와 더불어 초고화질(UHD) TV 본격 개화에 따른 주요 업체들의 시장 공략도 활발해지고 있다"며 "이에 발맞춰 디스플레이 업황이 개선되고 있어 LG디스플레이실적 개선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 아이패드 판매량이 예상보다 부진할 것이란 점은 부정적 요인으로 지목된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1분기 1640만대의 아이패드를 판매해 시장점유율 28.9%로 1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전년 동기(40.3%)보다 점유율이 크게 하락, 2위 삼성전자와의 격차도 줄었다. 올해 전체 판매량은 8000만 대로 7.7%의 낮은 성장이 예상된다.
어 연구원은 "아이패드 판매 부진은 패널 공급업체인 LG디스플레이 실적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며 "지난해까지 LG디스플레이는 아이패드 패널 60% 이상을 공급했지만 올해는 삼성디스플레이 진입으로 시장점유율 하락과 매출액 정체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성은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올해와 내년 아이패드 판매량이 예상보다 줄 수 있다"고 봤지만 "아이폰 신제품 효과와 TV 패널 가격 상승이 이를 상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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