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인’ 니시지마 히데토시-김효진, 익숙하면서도 낯선 당신(종합)

입력 2014-05-20 18:20   수정 2014-05-21 15:26


[최송희 기자] 한국 영화인 듯, 한국 영화 같지 않은, 한국 영화인 너.

일본 인기 배우 니시지마 히데토시와 한국 여배우 김효진, 그리고 김성수 감독이 만나 독특한 색채를 이뤄냈다. 영화 ‘무명인’에 대한 이야기다.

5월20일 서울 광진구 화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점에서 진행된 영화 ‘무명인’(감독 김성수) 언론시사회에서는 출산 예정일이 임박해 불참한 김효진을 제외한 김성수 감독, 니시지마 히데토시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한국 배우와 일본 배우, 그리고 한국과 일본의 로케이션을 통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무명인’에 대해 많은 관심이 쏟아진 가운데 김성수 감독은 “사실 ‘무명인’은 1년 전 완성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외국 배우와 일한다는 것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힘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도전을 즐겼다는 상투적인 대답밖에 할 수 없을 것 같다”며 “단순하게 언어의 문제가 아니라 작업하는 스타일이 달랐다. ‘무명인’만의 스타일로 나름대로 즐겁게 작업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니시지마 히데토시를 캐스팅하게 된 까닭에 해대 “그의 팬이었기 때문”이라며 “합작 영화가 결정되며 첫 순위로 꼽았던 사람이다. 이 역할이 한국인이라는 설정이 있었기 때문에, 한국 남자스러운 이미지를 가진 배우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배우에 대한 신뢰와 애정. 이는 기자간담회 내내 김성수 감독의 ‘극찬’ 속에서 여과없이 전해졌다.
특히 김성수 감독은 “무작정 니시지마 히데토시에게 편지를 보냈다”며 “러브레터를 통해 캐스팅 했고 단번에 답을 주셨다”고 니시지마 히데토시에 대한 팬심을 드러내기도.

니시지마 히데토시 역시 “감독님 레브레터를 보고 출연을 결정했다. (웃음) 작품에 대한 애정이 넘치는 내용의 편지였다. 꼭 같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응수했다.


영화 ‘무명인’은 앞서 말했듯 그가 가진 독특한 색채가 있다. 일본과 한국을 아우르는 독특한 분위기며, 대사들은 관객들이 흥미롭게 여길 수 잇는 부분. 일본어 대사가 극의 반을 차지하고, 군데군데 속사포처럼 한국어가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니시지마 히데토시의 한국어 연기는 놀라울 정도다.

이에 니시지마 히데토시는 “한국어를 잘 못하는데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서 고맙다. 열심히 노력했다는 말밖에는 할 수 없다. 한국어 공부를 할 때 두 시간만 지나도 졸려서 헤롱헤롱해 선생님께 많이 혼났다. 만약 한국어를 소화하는 것에 있어, 좋은 평가를 받는다면 지도해주신 분 덕분이다”라고 겸손한 태도를 취했다.

한국 배우는 일본어를, 일본 배우는 한국어를 해야하는 기묘한 상황. 그럼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역량을 보여준 두 배우에 대해 김성수 감독은 극찬을 보내며 “김효진의 일본어 연기는 반쯤 포기한 상태였다. 하지만 첫 신을 직고 이건 기적이라고 밖에 할 수 없었다”고 감탄했다.

니시지마 히데토시 역시 “김효진은 매일 촬영이 끝난 뒤, 다음 날 아침까지 공부를 했다. 그걸 촬영이 끝날 때까지 반복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정말 노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동했다”며 김효진을 칭찬했다.

‘무명인’은 쓰카사키 시로의 ‘게놈 해저드’라는 원작으로 한 영화. 김성수 감독은 “예전 물의를 일으켰던 과학자에 조사하려고 한 것이 시작이 됐다. ‘게놈 해저드’는 우연히 고른 책이었고, 기억을 다룬 이야기에 비해 다른 방향을 보였다는 생각이 들어 선택하게 됐다. 영화가 합작 영화가 되고 영화화 시키는 과정에서 많은 부분을 고쳐야할 수밖에 없었다. 원작이 있어서 더 어려운 작업이었다”는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친숙하면서도 낯선 ‘무명인’이 한국 관객을 비롯한 일본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영화 ‘무명인’은 사랑하는 아내와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이시가미(니시지마 히데토시)가 갑작스러운 아내의 죽음과 관련, 자신의 기억이 모두 조작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한국 기자인 강지원(김효진)과 사건의 전말을 풀어가는 과정을 담았다. 29일 개봉. (사진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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