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라이프] 김권기 사장, 사람·풍경 찍다보니 시대변화 읽는 안목 생겨…가방·지갑 디자인에 '변화하는 현재' 담기도

입력 2014-05-20 21:49  

나의 힐링 비법은 - 김권기 삼덕상공 사장

전세계 패션 가방 30% 한국업체가 만들지만
자체 브랜드 없어 성과 못내…정부·中企단체 지원 절실



[ 박수진 기자 ] 삼덕상공은 가죽으로 만든 벨트와 가방, 지갑 등 피혁제품을 전문 생산하는 매출 100억원 규모의 중소기업이다. 이 회사 김권기 사장(57·사진)의 취미는 ‘사진찍기’다. 그는 경력 30년이 넘는, 중소기업계에서 알아주는 ‘베테랑’ 작가다. 2012년엔 중소기업중앙회가 주관한 중소기업주간 행사의 일환으로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빌딩에서 개인전을 열기도 했다. 개인 사진첩도 발간했다.

작품 주제는 바람이다. 김 사장은 “바람을 직접 찍을 수 없지만 바람이 만들어내는 주변의 미세한 움직임과 변화를 담을 수는 있다. 바람에는 사회 변화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그래서 작품에는 풍경과 인물이 많다. 바람에 일렁이는 벼나 갈대, 바람을 따라 흐르는 강물, 바람에 나부끼는 옷자락과 시장의 인물 등등….

김 사장은 “고교 시절 사진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단순히 뭔가를 찍어 남긴다는 게 좋았는데 사람과 풍경을 담다 보니 자연스럽게 시대의 변화를 읽을 수 있고, 그 변화를 제품 디자인에 반영할 수 있게 됐다”며 “사진찍기가 사업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업상 바쁜 일정 때문에 별도로 사진을 찍는 데 시간을 낼 수 없다.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찍는다. 항상 카메라를 갖고 다닌다. 사업차 해외를 방문했을 때도 찍고, 식사 약속이 있을 때는 30분 먼저 도착해 주변을 카메라에 담는 식이다.

삼덕상공은 1948년 설립돼 가장 오래된 가죽제품 제조사 중 하나다. 창업자는 김 사장의 부친인 김일환 회장으로 미군용 권총 케이스 제작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전투용 장갑과 벨트, 지갑, 배낭, 텐트, 침낭, 조끼, 방한용 피복 등 50여가지로 제품군을 늘렸다. 김 사장은 2001년 바통을 이어받으면서 일반용 핸드백과 지갑 등 패션잡화 쪽으로 사업을 더 확대했다.

현재 군납 브랜드인 ‘플러스크’(PLUSK)와 신사용 가방 브랜드인 ‘케루브’(CHERUB), 여성용 핸드백 브랜드인 ‘피치카토’(PIZZICATO), 재활용 피혁 브랜드인 ‘제필’(JefyLL) 등 4개 브랜드를 생산·판매하고 있다. 이 중 군납 브랜드 플러스크 매출이 전체의 60%를 차지한다.

김 사장은 부친 사업을 이어받으면서 한동안 사진을 못 찍었다. 경영수업을 혹독하게 받았다. 그러다 10년 전 해외 전시회에 나가면서 다시 카메라를 잡았다.

“디지털카메라로 제품을 찍고 이를 확대해 볼 수 있어 사업에 큰 도움이 됐다. 한때는 손가락이 아파서 셔터를 못 누를 정도로 사진을 많이 찍었다.”

김 사장은 현재 중소 피혁제품업체들의 단체인 가방조합연합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2006년 당선됐으니 벌써 8년째다. 김 사장은 “한국 가방업체들이 세계 전체 패션 가방의 30%를 생산하고 있지만 자체 브랜드가 없어 큰 성과를 못 내고 있다”며 “자체 브랜드로 국제 전시회에 더 많이 나갈 수 있게 정부나 중기단체에서 지원을 많이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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