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LG전자, 3000억 회사채 발행 연기…왜?

입력 2014-05-21 10:55  

금감원, "1분기 실적 발표 후 발행하라" 요구
발행일 지난 9일→이달 29일로 연기
시장선 "현실과 동떨어진 엄격한 잣대" 비판
같은 시기 SKT엔 '1분기 실적 기재' 요구하지 않아



이 기사는 05월14일(05:26)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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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이달 초로 예정됐던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연기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LG전자 관계자는 14일 “만기 5년물과 7년물, 10년물 각 1000억원씩 총 3000억원어치의 회사채를 지난 9일 발행할 예정이었으나, ‘1분기 보고서를 발표한 뒤 채권을 발행하라’는 금융감독원의 요구로 이달 29일로 연기했다”고 말했다.

이번 채권 발행은 이달 28일 만기가 되는 1억7000만달러의 달러화표시 변동금리부 채권(FRN)을 차환하기 위한 것이었다. 회사는 채권 발행을 담당할 주관사 선정을 마치고, 지난달 29일 금감원에 채무증권 신고서를 낼 계획이었다.

그러나 금감원이 “분기 실적은 투자자의 합리적인 투자를 위한 중요한 판단 기준이므로 분기보고서 발표 전에 채권을 발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는 바람에 발행일을 분기보고서 제출 마감시한(5월15일) 이후로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채무증권 신고서엔 최근 실적이 담겨야 하는데, LG전자의 경우 당초 신고서 제출 예정일(4월29일)과 분기보고서 발표 시점이 최대 2주 정도밖에 차이나지 않아 (발행을) 미루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채권시장 안팎에서는 “금감원이 ‘투자자 보호’를 이유로 기업의 채권 발행을 지나치게 제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채권 발행업무를 20년 가까이 해온 A증권사 임원은 “LG전자는 지난달 29일 이미 공시를 통해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고, 확정 실적이 그보다 나빠질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아닌데 분기보고서까지 낸 뒤에 채권 발행을 하라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LG전자는 이날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504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B증권사 채권 담당 임원은 “채권 투자자들이 중요히 여기는 것은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을 파악할 수 있는 재무상태(부채 및 자기자본)이지, 한 분기 실적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발행일이 3주나 늦춰지면서 투자자들의 신뢰만 잃게 됐을 수 있다”고도 했다.

금감원이 실적 기재에 관한 명확한 기준을 세워놓지 않은 채 일부 기업에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로 금감원은 지난달 29일 3000억원의 회사채 발행을 위해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SK텔레콤에는 ‘1분기 실적 기재’와 같은 요구를 아예 하지 않았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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