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올린 국가개조] (1) 국가안전처장 장관급 확정…총리의 컨트롤타워 기능 강화

입력 2014-05-21 20:42   수정 2014-05-22 04:17

정부조직법 개정 3대 포인트

행정혁신처도 장관급 기구 가능성



[ 도병욱 기자 ] 청와대가 정부조직법 개정 작업과 관련, △국가안전처 및 행정혁신처 위상 △안전행정부 격하 여부 △경찰청 소속 이전 문제 등을 집중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21일 전해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9일 대국민 담화에서 신속한 재난 대응 및 국민 안전 확보를 위해 정부조직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는데, 신설되거나 역할이 바뀌는 부처의 지위가 그 시금석이 될 것이라는 게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이다.

국무총리 산하에 신설되는 국가안전처는 장관급 기구로 사실상 확정됐다. 청와대는 설명자료를 통해 “국가안전처장을 장관급으로 하고 총리의 명을 받들도록 해 재난 안전에 대한 총리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국가안전처는 재난 및 안전과 관련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 수장이 차관급일 경우 다른 기관의 협조를 구하기 힘들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안전처와 함께 국무총리 소속으로 만들어지는 행정혁신처도 장관급 기구로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 행정혁신처가 인사와 조직관리 업무를 총괄했던 총무처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그 위상도 과거 총무처와 마찬가지로 장관급이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기존 법제처(차관급)와 국가보훈처(차관급) 등이 총리 소속으로 있지만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것과 달리 국가안전처와 행정혁신처는 총리가 컨트롤타워를 맡아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

(2) 장관급 2명 늘어 … 안행부 '처'로 격하되나

청와대는 안행부의 지위를 ‘처’로 격하시키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조직 및 안전 등 안행부의 핵심 업무가 각각 행정혁신처와 국가안전처로 떨어져나가면서 안행부에는 지방자치지원 기능(지방행정실 지방재정세제실)만 남아 ‘부’ 지위를 유지할 명분이 없다는 의견이 많기 때문이다. 안행부는 조직이 절반 이상으로 줄고 인력도 1203명에서 583명 수준으로 감소한다. 청와대는 또 기존 안행부 업무 중 정부 의전 및 서무업무를 행정혁신처로 넘길지에 대해서도 고민 중이다. 만약 이들 업무가 행정혁신처로 이관된다면 안행부의 지위 격하는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정부조직법 개정이 ‘자리 늘리기’로 비쳐서는 안 된다는 우려 역시 안행부 지위 격하를 점치는 근거 중 하나다. 국가안전처와 행정혁신처가 장관급 부처가 되면 안행부를 차관급 기구인 지방자치지원처로 바꿔 ‘자리 늘리기’ 비판을 원천봉쇄해야 한다는 의견이 청와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3) 경찰청, 안행부서 총리실 산하로 이관 유력

안행부 산하인 경찰청 역시 총리 소속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행부가 더 이상 안전 관련 업무를 맡지 않기 때문에 경찰청이 안행부 산하에 있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총리 직속으로 생기는 국가안전처로 안전 관련 업무를 일원화하겠다는 방침이 세워졌는데 경찰청이 안행부에 남아 있게 되면 어색하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해양경찰청 조직 일부(수사·정보 분야)를 흡수하면서 몸집이 더 커졌는데, ‘미니 부처’가 되는 안행부가 이를 컨트롤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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