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종태 기자 ]
‘원전 외교’를 위해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UAE 실권자인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와 만나 원전 운영 합작사 설립에 합의했다고 청와대가 21일 밝혔다.
이 합작사는 우리나라가 현지에 짓고 있는 한국형 원전 1~4호기가 완공된 뒤 최장 60년간 운영을 전담하게 된다. UAE 측과 우리 측(한국전력)이 각각 82 대 18 비율로 지분을 갖는다. 현지에 다녀온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UAE가 독자 운영회사를 설립할 수도 있었지만 한국과 합작해 운영하기로 한 것은 우리의 기술력과 경험을 높이 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합작 전문 운영회사는 앞으로 실제 운영 서비스를 맡을 사업자를 선정, 운영 기간과 규모 등을 놓고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운영 서비스 사업자로는 한전 원전기술 자회사인 한전KPS와 한국수력원자력 등이 참여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총 계약 규모가 60년간 200억달러에 달할 만큼 운영사업 규모가 크다”며 “계약 기간과 규모를 최대한 유리하게 따내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운영 서비스 계약 협상은 연내 마무리할 계획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또 이번 박 대통령의 UAE 방문을 계기로 한국형 원전의 추가 수출 가능성도 확인됐다고 전했다. UAE는 2009년 한국이 수주해 현재 건설 중인 원전 1~4호기에 이어 추가로 4기를 지을 부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무함마드 왕세제는 박 대통령과 오찬 회담에서 한국형 원전 도입에 대해 “좋은 선택을 한 것 같다”고 했다. 무함마드 왕세제는 또 지난 19일 UAE 아부다비를 방문한 압둘 할림 말레이시아 국왕에게 “한국형 원전을 고려해 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권유한 사실을 박 대통령에게 얘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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