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등 충격 우려…모기지 저금리 지속 필요
옐런 의중 가장 잘 알아…정책변화 여부 '주목'
[ 뉴욕=유창재 기자 ] 미국 중앙은행(Fed)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인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은행 총재(사진)가 20일(현지시간) 출구전략의 궤도 수정 필요성을 제기했다.
더들리 총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부위원장이며, 재닛 옐런 Fed 의장의 의중을 가장 잘 아는 지역 연방은행 총재다. 더들리 총재는 이날 뉴욕의 한 경제단체 연설에서 “Fed가 금리를 인상한 이후까지 모기지담보부증권(MBS)의 보유량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출구전략의 여러 단계 중에서) 금리 인상이 MBS 보유량 축소보다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Fed의 출구전략은 금리 인상 전에 MBS 보유량을 줄이기 시작하는 것으로 돼 있다.
더들리 총재는 “금리를 인상하면 향후 경제에 다시 문제가 생겼을 때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어 Fed가 좀 더 유연하게 통화정책을 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MBS 보유량을 줄이면서 금리도 인상할 경우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일단 MBS 보유량을 유지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Fed는 지난해까지 한 달에 400억달러씩 사들이던 MBS 매입량을 지난 1월부터 줄이기 시작해 현재 200억달러까지 줄였다.
국채 매입 규모도 450억달러에서 250억달러로 줄였다. 올가을이면 채권 매입은 완전히 종료된다. Fed는 이후 보유하고 있는 MBS의 만기가 되면 상환을 받는 방식으로 MBS 보유량을 줄여나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만기가 종료되는 MBS만큼 새 MBS를 다시 사들여 보유량을 유지해야 한다는 게 더들리 총재의 주장이다. 이 경우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낮게 유지돼 주택 시장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더들리 총재는 다만 “금리인상 시점은 누구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 참가자들이 금리인상 시점을 가늠하기 위해서는 실업률과 인플레이션 지표가 Fed의 목표에 얼마나 가까워지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는 최근 금리인상 시점을 각각 내년 2분기와 1분기로 전망한 바 있다.
더들리 총재는 “Fed가 금리 인상을 시작하더라도 매우 느리게 올릴 것”이라며 “특히 연 4.25% 수준에서 인상을 멈출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역사적으로 볼 때 Fed의 인플레이션율 목표치인 2% 수준에서 기준금리가 평균 연 4.25%였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Fed의 기준금리는 연 0~0.25%다.
더들리 총재는 다만 “한 달에 100억달러씩 채권 매입 규모를 줄이는 현재의 테이퍼링 속도에는 동의한다”고 말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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