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경협재개 분위기 조성 의도

입력 2014-05-21 21:25  

추기경 평양 방문은 거부


[ 전예진 기자 ]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의 개성공단 방문이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21일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염 추기경의 방북 신청을 1주일도 안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추기경의 방문을 번번이 거절한 것과 비교하면 달라진 모습이다. 고(故) 김수환 추기경은 1989년과 1994년 북한 방문을 희망했으나 막판에 무산됐다. 염 추기경은 작년 말 방북을 요청했지만 장성택 처형 사태로 성사되지 못했다. 남북관계가 악화된 상황에서 북한이 우리 측 종교 지도자의 방북을 빠른 시간 내에 수용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남북관계는 지난달 북한의 4차 핵실험 위협, 무인기 사태가 잇달아 터지면서 급격히 얼어붙었다. 북한은 박근혜 대통령의 드레스덴 제안을 흡수통일 구상이라고 비난하고 대남 비방 수위를 높였다. 이에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북한은 없어져야 할 국가’라고 비난하면서 갈등의 골이 더 깊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염 추기경은 지난주 북한에 방북을 요청했고 북한은 협의 끝에 지난 19일 개성공단 방문을 승인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이번 방북을 허용한 것은 종교적 영향력을 가진 추기경을 통해 남북관계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교류와 경협 재개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것”이라며 “시기적으로 6월 지방선거 이후와 8·15 광복절 전까지 남북이 관계 복원을 위한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북한이 염 추기경의 평양 방문을 거부한 점과 방북 협의 과정을 비공개로 요구했다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정부 관계자는 “추기경이 화해와 평화의 메시지를 전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종교에 비우호적인 북한 입장에서는 이번 방북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며 “단기간에 남북관계의 흐름을 바꿀 만큼 큰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8월 중순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염두에 두고 이번 방북을 허용했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교황이 개성공단과 북한을 방문할 가능성도 나온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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