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점에서 우리는 안 후보자에게 무엇보다도 법치확립에 전력을 다해줄 것을 주문한다. 지금 대한민국은 무소불위 입법 타락, 무기력한 사법부 방종, 언제나 ‘나만은 예외’라는 떼법 근성의 시민의식이 뒤엉킨 저급 사회다. 세월호 침몰도 그 결과였다. 그런 면에서도 법치의 정립은 국가개조의 시작이 돼야 마땅하다.
법치라고 해서 거창한 것도 아니다. 기초질서부터 지키는 것이다. 시위집단의 도로교통 준수를 포함해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에게도 기초질서는 철저하게 요구돼야 한다. 정당한 공권력이 무시당하지 않는 사회만 돼도 절반은 성공한 것이다. 거대담론이 부족해서 세월호가 침몰한 게 결코 아니다. 규정은 수백가지이지만 단 한 건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생겨난 참사였다.
법치 하나만 보고 가기를 우리는 거듭 요구한다. 정무형일 필요도 이유도 없다. 그런 말부터가 반(反)법치의 유혹에 불과하다. 당장은 불편하더라도 여의도식 정치 역시 행태가 바뀌어야 한다. 역대 총리 가운데는 대통령과 파워게임을 벌인 인사도 있었고 자기 정치를 시도한 이도 있었다. 안대희 총리 후보자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없지 않은 것은 바로 이 부분에서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인사일수록 주어진 총리 역할조차도 제대로 못했다. ‘정치 총리’ ‘차기 대권’ 등의 너무도 진부한 단어들이 나오도록 해서는 안 된다. 유혹을 떨치고 법치에만 몰두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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