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KDB대우증권
증권 업황 전망 - 한정태 < 하나대투증권 기업분석실장 jtkhan@hanafn.com >
증권업종은 주식시장의 ‘천덕꾸러기’가 된 모습이다. 최근 금융투자업(증권업)의 주가가 반등하고 있다지만 금융투자업을 관심 갖고 지켜보는 투자자가 있을지 의문스러울 정도다. 증권업종은 2011년들어 주식시장에서 완전히 소외됐다. 자본시장통합법 통과 이후 증권업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실질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시장 관심에서 멀어졌다. 또한 각종 규제 및 경쟁 등으로 인한 수수료율 인하 압력이 커지면서 증권사들의 실적도 악화일로를 걷기 시작했다.
가격경쟁 치중…수수료율 하락
증권업종 자기자본이익률(ROE)이 3% 이하로 떨어지더니 작년 사업기(2013년 4~12월)에는 적자로 돌아섰다.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5조~6조원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수수료율이 2000년 중반에 비해 거의 절반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수탁수수료 시장이 급속히 침체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수수료 기준으로 현재 거래대금을 2005년과 비교해보면 3조원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최근 금융투자업종 1분기(2014년 1~3월) 실적이 발표됐다. 다행스럽게 흑자를 보면서 업계 ROE는 3.2%를 기록했다. 하지만 채권투자 관련 이익 증가로 자기매매이익이 증가하고 판매관리비가 감소한 것이 실적개선의 주요인이었다.
여전히 증권업 환경은 좋지 않다. 획일적인 수익구조하에서 61개 증권사가 경쟁하다 보니 기존 수익원에서 가격경쟁에만 치중하는 양상이다. 아직도 업계의 위탁수수료 이익 비중은 36.1%로 높다.
2005년 전후에는 50%를 넘었으나 비중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긴 하다. 하지만 이 같은 추세는 거래대금 감소보다 수수료율 인하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익증권 판매 수수료는 5% 내외로 줄고 있고, 자산관리 및 인수합병(M&A) 수수료와 신탁보수 수수료는 조금씩 늘고 있으나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구조조정 절실…정부 ‘수 줄이기’ 압박
현재 증권업은 기존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원이 줄고, 고령화 심화와 저금리 저성장시대를 맞으면서 대부분의 수익원에서 이익을 내기 힘든 구조로 바뀌어 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투자자 보호 및 보안규정(컴플라이언스) 강화, 신규상품 관련 전산투자가 많아지면서 정보기술(IT) 비용에 대한 부담이 대형사, 중소형 증권사를 가릴 것 없이 늘고 있다. 따라서 수익원 발굴 및 다변화에 대한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더 절실해지고 있다.
업황이 이렇다 보니 한편에서는 증권업의 구조조정을 기대하기도 하지만 막상 증권사 수 줄이기 등을 통한 공급자 조절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업종 자체가 라이선스(영업인가)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망하거나 스스로 라이선스를 반납하지 않고서는 공급자 수가 감소하지 않는다. 더욱이 대주주들이 팔고 나갈만한 시장환경이 만들어지지 않다 보니 대주주의 의사결정도 없다. 결국 증권업은 영업도 천수답이고 구조조정도 천수답이다.
그러나 최근 증권업 구조조정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중장기적 업황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기 때문에 합종연횡을 통한 대형화 작업은 쉽지 않다. 하지만 제도 변화가 움직일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 정부가 영업용순자본비율(NCR)제도를 변경한다고 밝혔다.
발표안에 따르면 단순 비율이 아닌 위험흡수능력이나 부채상환능력 등을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게 됐고, 영업력도 높아지게 됐다. 자기자본이 1조원이 넘지 못하는 중소형사는 자본 확충을 하는 등 대응이 필요해졌다. 이같은 환경의 압박으로 ‘수 줄이기’가 나타날 현실이 임박하고 있는 셈이다.
모든 증권업 환경이 우울한 것만은 아니다. 한편에서는 자금이동에 대한 기대감이 있어서다. 개인들의 유동성이 아직은 풍부하기 때문에 은퇴 전 금융자산을 확대하기 위한 필요에서 높은 수익률을 찾는 자금이동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문제는 자금이 갈 곳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대안투자상품도 없고 금리도 너무 낮다. 그나마 글로벌 위기의식은 완화되고 있다. 그동안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인해 개인들의 투자 욕구가 살아나지 못했지만 이런 우려에도 조금씩 해소되고 있다. 따라서 수익률을 찾는 자금이동이 발생할 것이란 전망은 금융투자업종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정부도 자본시장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자본시장 인프라 개선과 동시에 증권업 구도재편을 통해 대형 투자은행을 육성하려는 정책을 담아내고 있다. 하지만 자본시장의 성장과 함께 정부의 의중대로 금융투자업이 움직여줄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한정태 < 하나대투증권 기업분석실장 jtkhan@hanafn.com >
증권 업황 전망 - 한정태 < 하나대투증권 기업분석실장 jtkhan@hanafn.com >
증권업종은 주식시장의 ‘천덕꾸러기’가 된 모습이다. 최근 금융투자업(증권업)의 주가가 반등하고 있다지만 금융투자업을 관심 갖고 지켜보는 투자자가 있을지 의문스러울 정도다. 증권업종은 2011년들어 주식시장에서 완전히 소외됐다. 자본시장통합법 통과 이후 증권업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실질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시장 관심에서 멀어졌다. 또한 각종 규제 및 경쟁 등으로 인한 수수료율 인하 압력이 커지면서 증권사들의 실적도 악화일로를 걷기 시작했다.
가격경쟁 치중…수수료율 하락
증권업종 자기자본이익률(ROE)이 3% 이하로 떨어지더니 작년 사업기(2013년 4~12월)에는 적자로 돌아섰다.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5조~6조원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수수료율이 2000년 중반에 비해 거의 절반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수탁수수료 시장이 급속히 침체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수수료 기준으로 현재 거래대금을 2005년과 비교해보면 3조원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최근 금융투자업종 1분기(2014년 1~3월) 실적이 발표됐다. 다행스럽게 흑자를 보면서 업계 ROE는 3.2%를 기록했다. 하지만 채권투자 관련 이익 증가로 자기매매이익이 증가하고 판매관리비가 감소한 것이 실적개선의 주요인이었다.
여전히 증권업 환경은 좋지 않다. 획일적인 수익구조하에서 61개 증권사가 경쟁하다 보니 기존 수익원에서 가격경쟁에만 치중하는 양상이다. 아직도 업계의 위탁수수료 이익 비중은 36.1%로 높다.
2005년 전후에는 50%를 넘었으나 비중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긴 하다. 하지만 이 같은 추세는 거래대금 감소보다 수수료율 인하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익증권 판매 수수료는 5% 내외로 줄고 있고, 자산관리 및 인수합병(M&A) 수수료와 신탁보수 수수료는 조금씩 늘고 있으나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구조조정 절실…정부 ‘수 줄이기’ 압박
현재 증권업은 기존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원이 줄고, 고령화 심화와 저금리 저성장시대를 맞으면서 대부분의 수익원에서 이익을 내기 힘든 구조로 바뀌어 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투자자 보호 및 보안규정(컴플라이언스) 강화, 신규상품 관련 전산투자가 많아지면서 정보기술(IT) 비용에 대한 부담이 대형사, 중소형 증권사를 가릴 것 없이 늘고 있다. 따라서 수익원 발굴 및 다변화에 대한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더 절실해지고 있다.
업황이 이렇다 보니 한편에서는 증권업의 구조조정을 기대하기도 하지만 막상 증권사 수 줄이기 등을 통한 공급자 조절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업종 자체가 라이선스(영업인가)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망하거나 스스로 라이선스를 반납하지 않고서는 공급자 수가 감소하지 않는다. 더욱이 대주주들이 팔고 나갈만한 시장환경이 만들어지지 않다 보니 대주주의 의사결정도 없다. 결국 증권업은 영업도 천수답이고 구조조정도 천수답이다.
그러나 최근 증권업 구조조정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중장기적 업황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기 때문에 합종연횡을 통한 대형화 작업은 쉽지 않다. 하지만 제도 변화가 움직일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 정부가 영업용순자본비율(NCR)제도를 변경한다고 밝혔다.
발표안에 따르면 단순 비율이 아닌 위험흡수능력이나 부채상환능력 등을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게 됐고, 영업력도 높아지게 됐다. 자기자본이 1조원이 넘지 못하는 중소형사는 자본 확충을 하는 등 대응이 필요해졌다. 이같은 환경의 압박으로 ‘수 줄이기’가 나타날 현실이 임박하고 있는 셈이다.
모든 증권업 환경이 우울한 것만은 아니다. 한편에서는 자금이동에 대한 기대감이 있어서다. 개인들의 유동성이 아직은 풍부하기 때문에 은퇴 전 금융자산을 확대하기 위한 필요에서 높은 수익률을 찾는 자금이동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문제는 자금이 갈 곳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대안투자상품도 없고 금리도 너무 낮다. 그나마 글로벌 위기의식은 완화되고 있다. 그동안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인해 개인들의 투자 욕구가 살아나지 못했지만 이런 우려에도 조금씩 해소되고 있다. 따라서 수익률을 찾는 자금이동이 발생할 것이란 전망은 금융투자업종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정부도 자본시장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자본시장 인프라 개선과 동시에 증권업 구도재편을 통해 대형 투자은행을 육성하려는 정책을 담아내고 있다. 하지만 자본시장의 성장과 함께 정부의 의중대로 금융투자업이 움직여줄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한정태 < 하나대투증권 기업분석실장 jtkhan@hanaf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