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소셜트레이딩서비스(STS) 시대가 열렸습니다. 투자자들은 스마트폰에서 모바일 메신저하듯 투자자들과 정보를 얻고 투자 수익률 등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게 된 것입니다. 증권업계와 IT업계가 STS가 향후 증시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한경닷컴은 총 4회에 걸쳐 STS의 현황을 진단하고, STS 선봉장에 서 있는 인물을 만나 전망을 들어봤습니다.[편집자 주]
증권가에서 소셜트레이딩서비스(STS)를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성장 가능성에 주목한 증권사가 있는 반면 고개를 갸웃거리며 계산기를 두드리는 증권사도 있다.
STS가 증권가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30여 년간 증권업계에 몸담은 한 관계자는 “증권업계가 소셜트레이딩이란 개념을 접한 것이 거의 처음”이라며 “매우 보수적인 증권가가 STS에 대해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간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 커뮤니티는 있었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거래 또는 투자자 유치는 경험이 없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가 STS의 가치를 어떻게 보느냐에 향후 행보가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장 적극적으로 팔을 걷어 붙인 곳은 키움증권이다. 키움증권은 카카오 플랫폼과 연계되는 증권 어플리케이션(앱) ‘증권플러스’에 가장 먼저 뛰어들었다.
김희재 키움증권 리테일전략팀장은 “일단은 카카오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키움증권은 개인 투자자들 위주로 성장해온 회사이기 때문에 카카오를 기반으로 모여있는 고객들을 가장 빨리 선점하려는 욕심이 있다”고 밝혔다. 조만간 증권플러스에 여러 계정을 만들어 다양한 유형의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김 팀장은 “다른 증권사들이 거래 기능 붙이기에 급급할 때 우린 콘텐츠 영역 확대에 나설 것”이라며 증시 불황 타개책이 되어 줄 것이란 기대를 드러냈다.
모든 증권사가 같은 생각인 것은 아니다.
증권플러스와 손잡은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소셜트레이딩으로 증권사 채널 다변화가 이뤄지고 있는데 이같은 움직임엔 동참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도 “여러 채널 중 하나의 채널이 더 늘어난 것이기 때문에 큰 기대를 거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트레이드증권의 경우엔 STS에 다소 부정적이다. 과거 소셜트레이딩 개념을 접목한 서비스 ‘조인’을 야심차게 시작했지만 부작용만 확인한 채 서비스를 접어야 했기 때문이다. 조인은 이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 탑재돼 투자자들끼리 대화를 나누며 거래 내역을 공개하고 정보를 교환할 수 있었다. 그러나 불확실하고 잘못된 정보가 오갔다는 것이 문제였다.
이트레이드증권 관계자는 “당시 금융당국이 이같은 움직임을 주시했고, 회사 입장에서도 곤란한 상황이 됐던 경험이 있다”며 “금융에선 SNS를 접목하는 것이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증권가에선 STS 이용자들이 ‘작전’ 세력에 휘말려 손해를 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만도 불확실한 정보가 넘쳐나는데 실시간으로 연동되는 STS에서 이 같은 일이 얼마나 잦을지 불 보듯 뻔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증권플러스에 입점한 증권사들은 한 계정당 수백 만 원 가량의 월정액을 내야 하는데 최근 증권업계 불황을 고려하면 이마저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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