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가 열흘 앞으로 다가온 6·4 지방선거의 풍속도를 바꿔놓고 있다. 대다수 후보가 유세차량이나 율동, 로고송이 없는 '조용한 캠페인'을 실천하면서 공식 선거운동 나흘째인 25일까지도 시끄러운 대규모 유세를 찾아보기 어렵다.
참사 이후 '핫이슈'로 떠오른 안전 문제에 대한 공통적인 관심과 다짐도 새로운 선거 풍경이다. 경쟁 후보 선거캠프 간 비방전은 여전했다.
여야 각 정당이 민심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조용한 선거운동을 천명한 것이 비교적 충실하게 지켜지는 분위기다. 후보들 사이에서는 '3무(無) 선거'가 유행하고 있다. 후보에 따라 '하지 않아야 할' 3가지가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대체로 시끄럽거나 추모 분위기를 해칠 수 있는 행동들이 포함돼 있다.
먼저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는 유세차, 세력 동원, 네거티브 등 3가지가 없는 선거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유세차뿐만 아니라 확성기, 로고송, 율동단도 동원하지 않기로 했다.
새누리당 원희룡 제주지사 후보도 제주도에는 도둑, 대문, 거지가 없다는 '3무'에서 착안해 로고송, 유세차, 인원 동원이 없는 3무 선거운동을 펼치는 중이다.
새누리당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도 중앙당에서 허용한 로고송만 이용하는 대신 율동은 금지했다. 새정치연합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는 선거운동원의 율동을 금지하고 지역발전 공약을 동영상으로 홍보하는 데 치중했다.
세월호 참사가 선거에 미친 영향은 후보자들의 초반 동선에서도 드러난다. 안산시를 관할하는 경기지사 여야 후보들은 선거운동 첫날인 22일 아침 나란히 안산 단원고 희생자들을 위한 합동분향소 참배로 스타트를 끊었다.
인천지사에 출마한 새누리당 유정복, 새정치연합 송영길 후보도 요란한 출정식 대신 인천시청 앞 합동분향소 조문으로 선거운동에 들어갔다. 대전시장에 도전하는 새누리당 박성효 후보와 새정치연합 권선택 후보는 국립대전현충원을 참배하며 경건한 출발을 알렸다.
정몽준, 박원순 후보는 22일 0시를 기해 최근 열차 추돌사고가 발생한 서울 지하철 2호선을 각각 점검하는 것으로 선거 레이스에 돌입했다. 정 후보는 지하철 점검 이후에도 노후된 도심 아파트, 안전등급 C등급인 성산대교 등을 잇따라 돌아보며 안전 문제를 집중 공략했다.
떠들썩한 유세가 불가능해지면서 대안으로 온라인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홍보전이 물밑에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새누리당 남경필 경기지사 후보는 하루 2∼3곳의 유세 현장을 촬영해 실시간으로 모바일과 인터넷으로 중계하고 있다. 경쟁자인 새정치연합 김진표 후보도 '김진표 앱'을 개발해 거리유세 현장을 유권자들에게 전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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